U-20 월드컵 주역 미디어데이
이영준·김준홍·배준호 등 각오
주말부터 소속팀서 활약 다짐
이승원 “이강인과 꼭 뛰고 싶다”
“프랑스戰 이후 나태” 뒷얘기도
“특출난 선수가 없다’는 평가와 함께 ‘골짜기 세대’로 분류됐던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이 ‘스타군단’이 돼 돌아왔다.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 나섰던 이들이 4강 신화를 쓰고 돌아오자 대우가 달라진 것이다.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는 ‘U-20 월드컵’ 활약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브론즈볼을 수상한 주장 이승원(강원)을 비롯해 이영준, 김준홍(이상 김천), 배준호(대전)가 참석했다.
14일 귀국한 이들은 각 구단이 마련한 행사 일정을 소화했고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마련한 행사까지 치르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김준홍(왼쪽부터), 배준호, 이승원, 이영준이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U-20 K리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선수들은 대회 전후로 달라진 점에 대해서 ‘관심’을 꼽았다.
배준호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니 많은 응원을 받게 됐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영준은 쏟아지는 관심에 “언젠간 팬들이 알아봐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제 K리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그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선수들은 대회 뒷이야기도 전했다.
대회 기간 있던 ‘세대 차이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영준은 대회 기간 이동식 스피커로 훈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맡았다.
이때 이영준이 유행하는 노래를 재생했지만 김은중 감독은 이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이영준은 “감독님은 ‘시끄럽다, 가사가 들려야 노래라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웃었다.
또 조별리그 1차전에서 거함 프랑스를 물리친 뒤 온두라스와 2차전에서는 정신적으로 나태해져 위기였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한국축구의 미래로 주목받게 된 이들에게 진출하고 싶은 팀, 또 존경하는 선수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마침 이날 월드컵에서 함께 활약했던 김지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에 합류하기 위해 출국했다.
김지수는 “개막전 토트넘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EPL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배준호는 존경하는 선수로 팀 선배였던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함께 EPL에서 활약 중인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이름을 불렀다.
이영준은 K리그1 득점 선두 주민규(울산)를 꼽으며 “함께 훈련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홍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팬이지만 라이벌 팀인 FC바르셀로나 골키퍼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을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준홍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엘클라시코에서 슈테겐을 만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승원은 이강인(마요르카)을 꼽으며 “함께 뛰어 본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 줄 알기 때문에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바랐다.
이들은 당장 주말부터 열리는 K리그에 복귀한다.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빛났던 이들이지만 이젠 소속팀 형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배준호의 대전은 24일 제주유나이티드를 만나고 김준홍과 이영준이 소속된 김천은 같은 날 천안시티FC를 상대한다.
윤정환 감독의 데뷔전을 앞둔 이승원의 강원은 25일 수원FC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영준은 “월드컵은 끝났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소속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아직 K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이승원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고 생각하지만 경기 운용 등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더 부딪쳐 보고 배워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김준홍 역시 “팀에서 바로 기회를 받기보다 훈련장에서 보여 주겠다”며 “세밀하게 가다듬다 보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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