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포럼 입니다.

저는 주식을 오래 했어요. 주식을 오래 한 것과 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겁니다. 

주식을 하면서 전업투자자들도 많이 봤습니다. 저도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고요. 

전업투자자가 되는 계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최근에 돈 좀 벌었거든요. 아니면 주변에서 돈 벌었단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한 일년 했는데 수익률이 100%에요. 그러면 이런 계산을 합니다. 

장이 좋아서 100%니까 장이 좀 안좋아도 연 20%는 가능하지 않으려나?

이 정도면 객관적인 예상 아닌가. 

그리고 또 한가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더 많은 수익이 나지 않을까? 딸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둘 다 틀렸어요. 

한번 먹었다고 또 먹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더 먹거나 먹을 확률이 높아지지도 않아요. 

초심자의 운이라는 말 있잖아요. 이상하게 초보 더 잘하는 것이 주식이에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이 사업 괜찮겠구나 싶어서 사고 몇배 먹는 식. 

실재 제 주변의 전업투자자들. 열에 아홉은 망했습니다. 여기서 망했다는 것은 시드를 다 날렸다는 거에요.

시드는 다양해서 평균내기도 그러네요. 작게는 500에서 크게는 10억까지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량주 삽니다. 그러다 손실이 나던지 수익률이 미미해요. 

하루 종일 HTS 보고 있으면 상한가 가는 종목들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사놓고 기다리는 종목이죠. 명색이 전업인데 이런 종목 가지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뭐하는 짓인가. 

그렇게 매매빈도가 늘어나고요. 고위험종목으로 넘어갑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정말 열심히 합니다. 개미가 무슨 기업탐방까지 댕깁니다. 판교 어디 회사 가서 혼자 IR 담당자한테 프리젠테이션도 받고 그래요. 

그려면 회사에 대해 더 잘안다고 믿는데 이게 또 착각입니다. 

회사가 재무적으로 좋으면 그게 시장에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보공개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회사고요. IR로 받는 정보는 이미 공개된 정보입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정보우위에 서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주식하면서 소위 말하는 쏘스라는 것을 수백개를 받았습니다. 쏘스란 내부정보를 말하죠. 정보비대칭 이론에서 진정 가치있는 내부정보. 

그런데 그런 귀한 정보가 제 귀에 어떻게 들어오겠어요. 이미 돌다 돌다 저한테까지 온 겁니다. 

당신이 전업으로 하루종일 기본적, 기술적분석을 한다고 해서 승률은 올라가지 않습니다. 

당신이 전국팔도를 백방으로 뛰어봐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요. 

전업투자자인 당신이 직장 생활하면서 틈틈히 폰으로 주식거래하는 사람들에 비해 우위에 서는 점, 전혀 없습니다.

사실 되려 불리한 점이 많아요. 하루 종일 주식전광판 보다 보니 조바심이 납니다. 

버는 돈이 없으니 수익에 대한 압박도 커집니다. 위험에 대한 경계심은 점점 낮아지고요. 

전업을 시작하고 몇달 지나면 보통 코스닥 종목을 건드리게 됩니다. 

그 종목들은 이름대면 아는 회사들이 아니죠. 

시드는 이미 한참 까여있기 때문에(손실 or 생활비 or 둘 다) 잡주를 건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여기까지 오면 시드가 얼마나 남았는지 무관하게 그냥 끝입니다. 시간 문제에요. 

열에 하나, 사실 열에 하나가 한참 안되는 그 소수는 잘법니다. 제가 아는 분은 3억 정도로 시작해서 지금 100억대 자산가에요.

펀드처럼 일정 포트폴리오 유지하면서 잘해요. 

다른 하나는 스켈핑으로 삼성전자만 거래하면서 꾸준하게 월천정도 법니다. 하는 걸 봤는데 봐도 모르겠어요. 

이건 그냥 재능이에요.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 코인으로 성공한 애들은 다 이런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투자 재능이라기 보다는 프로게이머 같은 재능입니다. 

성공한 사람 위 둘이 다에요. 망한 사람은 수도 없이 많이 봤습니다. 

확률로 보면 정말 희박한데요. 위 두사람 같은 케이스가 신화화되서 널리 알려지는 겁니다. 뻥튀기 무지 되서요. 시드 몇백으로 시작해서 수천억대 준재벌이 되다. 

주식하려면 그냥 하세요. 전업한다고 나아질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