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제가 쓴 글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는데 틀린 사실을 기반으로 써서 상당 부분 틀린 사실을 제공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글이 좀 우습게 되었네요. 

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젼블리자드의 지분 100%를 인수한지 몰랐습니다. 상장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만 블럭딜한지 알았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심각한 오해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 커뮤니티의 게임패스 관련 여론에 대한 제 의견 역시 틀렸습니다. 

100% 지분인수라면 이해충돌의 여지 자체가 없습니다.

틀린 정보를 기반으로 틀린 의견을 제시한데 있어서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제 글의 정보가 아닌 그 취지에 공감을 해주셨다고 생각하여 LG화학 관련한 글을 더 소상히 써보려 합니다. 

금일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일부였습니다.

기업공개를 위해 물적분할을 한 것이기 때문에 자회사도 아닌 LG화학의 일개 사업부였어요. 

그런데 시가총액을 보십시오. LG화학의 일부였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이 LG화학 고점 당시의 시총을 크게 뛰어넘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LG화학이 물적분할 후 상장되지 않았다면 LG화학의 시총은 현재 LG에솔의 시총 플러스 알파가 되었을 거란 말입니다.

배터리 부문 120조 + 케미컬 부문 플러스 알파

결과적으로 LG화학 주주들은 엄청난 손해를 본 것입니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소유권은 절대적으로 배타적인 권리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형태의 이익을 100% 취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LG화학 주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LG화학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LG화학이 벌어들이는 돈, 그리고 벌어들일 돈/ 현재와 미래가치 모두를 취할 수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물적분할 후 상장으로 인하여 그 미래가치의 상당부분을 또 다른 주주들과 나누게 되었습니다. 미래가치가 희석된 겁니다. 

여기에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라는 요인으로 인하여 희석된 이후의 잔존가치 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왜 LG 화학의 대주주/경영진들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걸까요? 자기들도 주주이고 지분도 더 많아서 손해도 더 클텐데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걸까요. 

우선 대주주는 조단위의 부자입니다. 조단위 액수는 뭔가 추상적으로 느껴지죠. 실재 그렇게 작용합니다. 이 사람들은 지분 팔아서 집 사고 차 사고 맛있는 것 사먹고 그럴 일이 없어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배력입니다. 지배력이 확보된 이상, 회사가 더 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좌잔고로 찍히는 주식평가액은 그냥 숫자에요. 

기업공개를 하면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이를 재투자하여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대주주는 이것만 보는 겁니다. 

여기서 의문점 두가지.

1. 대규모 투자금 확보를 통한 회사 성장이 목적이라면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불가피하게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닌가. 

2. 대주주는 상장을 통해 신규 주주들이 유입되는데 어떻게 지배력을 유지하는가. 

투자금 확보가 목적이라면 유상증자를 하면 됩니다. 주식시장은 그러라고 있는 거에요. 자금조달은 주식시장의 존재이유입니다. 어디서 고리주고 돈빌리지 말고 증자해서 자금 확보하라는 거에요. 

이미 상장된 회사면 유증을 할 수 있는데 대체 왜 억지로 회사를 쪼개서 신규상장을 합니까. 

여기서 2의 답이 나옵니다. 유증을 하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됩니다. 그래서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 집니다. 

유증분량 만큼 대주주 지분율이 까이니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추가적인 지분확보를 해야 된다는 말인데요. 우리나라 재벌들은 그들이 지배하는 회사들의 시총 대비 지분율이 턱없이 낮아요. 

그래서 우리나라만 유독 순환출자니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겁니다. 작은 지분으로 이 회사 저 회사 서로 돌려막기 해주면서 그룹사 전체를 지배하는 기형적인 지분구조입니다. 

위 같은 이유로 유증은 못해요. 오로지 대주주의 이해관계 그 하나 때문에 유증을 못합니다. 

반면.... 분할 후 신규상장은 경영권 유지가 가능합니다. 대주주가 가진 LG화학 지분율만큼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만 확보하고 있으면 됩니다. 

모회사, 자회사 관계로 수직적으로 지배하면 간단하게 해결 됩니다.

결론, LG화학 대주주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여타 주주들의 미래가치가 상당부분 희석되고 주주가치가 심대하게 훼손되었다. 

결론2, LG화학 대주주와 경영진은 기타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명명백백한 배임행위를 저질렀다. 

LG화학과 똑같은 케이스가 SK이노베이션에서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애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의도를 가지고 진행된 작업입니다. 

최태원이 계좌잔고가 중요하겠어요. 주식 올라서 몇조 더 찍히면 살림살이 나아지나요. 세금만 더 냅니다. 

최태원은 SK텔레콤 본사에 가도 왕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 가도 왕이에요. 앞으로 상장될지 모르는 SK그린퓨처사이언스테크놀로지에볼루션 같은 회사 가도 어차피 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