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의 역사가 그러하듯 긴 흐름에서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우상향하는 것은 맞습니다. 더욱이 자본시장이 글로벌차원에서 동조화가 이루어지다보니 다 같이 오르고 다 같이 내리는 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차이점도 상당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통점:

1) 상하단 밴드 안에서 기본적으로 저점을 높여가며 우상향

세계 경제가 끊임없이 성장하므로 저점이 높아지며 우상향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식방송에 나오는 정체모를 전문가란 사람들이 하는 차트에 줄긋기를 무척 싫어합니다만. 시각화를 위해 검정색과 회색으로 그려보았습니다.

2) 세계정세와 금융시스템 영향으로 종종 충격 발생 후 빠른 회복

리먼사태라든가 코로나처럼 큰 이벤트가 발생하면 금융문제든 세계정세나 보건문제든, 그에 따른 충격이 발생합니다. 다만 그런 큰 충격은 금세 회복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정부의 부양책도 영향을 미쳤겠지요.

차이점:

1) IMF 사태

IMF로 대표되는 구제금융은 동아시아만의 문제였기에, 코스피에서만 충격이 보일 뿐. 해당기간 미국은 다소의 하락은 있지만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2) 큰 충격 후 회복속도와 박스권

한국은 충격발생 후 전고점까지 회복되는 시간이 빠릅니다.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더 천천히 올라오는 특징이 있네요. 대신 한국은 빠른 회복 후 상당기간 박스권에 갇히는 경향이 있는 반면, 미국은 장기간 완만하게 꾸준히 오릅니다. 타이밍을 잘 잡고 과감하게 지르는 스타일이면 한국, 꾸준히 적립식 투자성향이면 미국이 잘 맞을 듯 합니다.

3) 변동성-Jitter(지터)

변동성과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한국시장은 박스권일 때든 상승장이나 하락장이든 위아래로 끊임없이 흔들리는 jitter가 미국보다 심합니다. 글로벌 큰손들 입장에서 한국시장은 마치 다우대비 나스닥 같은, 또는 코스피 대비 코스닥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겠죠. 마치 암호화폐-코인 시장을 보는 느낌입니다. 코인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메이저 코인에 비해서, 다른 알트코인들은 변동성이 극심한 것처럼요.

4) 사이클

2)와 연결되는 문제인데, 한국의 메이저 기업들은 경기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중후장대산업이 많습니다. 삼성전자라든가 석유화학기업들처럼 큰 공장을 돌려서 중간재나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소위 '시클리컬' 특성을 더 크게 띄는 것이죠. 물론 지금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들어오기는 했습니다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월트디즈니, 홈디포 같은 다우존스 대표기업들에 비해 사이클을 더 타고 불휩(bullwhip) 효과, 소꼬리효과가 클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jitter와 시클리컬 특징 등으로 인하여 한국시장은 투자자를 쉽게 지치게 하고 심리적으로 흔들어 놓게 될 것입니다. 공시제도의 차이라든가 기업문화나 윤리를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미국도 엔론처럼 부정회계나, 나스닥 잡주들 같이 뻥튀기와 앨리자베스 홈즈처럼 대박사기사건들이 없진 않으니까 여기서는 논외로 합니다. 그래서 한국시장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는 있는 반면, 사이클을 잘 모니터링한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지수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차트 줄긋기는 맘에 들지 않습니다. 다만 얼핏 그림의 차트 밴드를 볼 때 이번 하락장에서 코스피는 2,250전후 다우는 2만대 초반까지도 열어놓고 대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유동성 축소기간 잘 버텨내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