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끝이 나긴 나네요. 사실 여행기를 모아서 조그마하게 책을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많은 피드백을 줬으면 했었지요. 그리고 좋은 편집자를 만나서 잘 다듬어서 내보고 싶었습니다.
30대는 또다른 방황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고 가족,직장 많은 책임감이 동반되는 나이이기도 하니까요.
가끔 " 아 ㅆㅂ 다 때려치고 그냥 여행이나 좀 갔으면 아니 좀 쉬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했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자식없는 제가 한번 시도해봤던거였습니다. 정말정말 일천한 글솜씨였지만 그래도 최대한 쉽게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여행기에 불만이였던. 단순 이동코스 늘어놓기 먹은거 사진 올려놓기 그냥 말그대로 여행기가 아니라 이동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배경설명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방문 목적에 공감을 얻게되면 읽는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그곳에 있다라는 생각을 환기시켜줄 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역부족이였던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때부터 딴지일보글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필력에 감탄할때가 많았습니다.
최근에 빨간두건님의 나는 오늘도 기자와 협상한다. 라는 글을 보면서 감탄했고 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도 들고 책은 개뿔 그냥 빨리 현업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감이나 긴장감 구성 뭐하나 따라 갈 수 있다고 생각한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취미로만 쓰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ㅎㅎㅎ 마지막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마침 선배가 또다른 소개팅을 제의 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그많은 터키여자가 나오는지 알수는 없으나.. 파묵칼레라고 하니..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일단 승락한 이유는 파묵칼레는 터키에서도 유명한 관광지이기도하고 한번가볼까 말까 하던 시기에 뭐 소개팅도 받고 1석 2조라는 생각도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이런지형 TV나 다큐멘터리에서 보셨을꺼라고 생각합니다. 뭐 저로서는 손해나는게임이 아니였으니까요.
우선 파묵칼레로 가기위해서는 데니즐리행 버스를 타야합니다. 안탈리아에서 파묵칼레는 3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래도 버스는 당연히 우등버스가 좋구요.
데니즐리행 버스를타고 3시간정도 달렸습니다. 안탈리아에서 데니즐리로 갈때도 산맥을 넘어야하는데.. 정말 경치 좋더라구요. 활엽수림 -> 침염수림 -> 초지 -> 고산지 정말 지리시간에 배웠던 그대로 차례대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각설하고 소개팅 결과를 말씀 드리자면...
소개녀는 데니즐리에서 교사를하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나이는 27살이고..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운적이 있어서 약간의 한국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음.. 긴장된 마음으로 소개팅녀를 기다립니다. 사진은 이뻤는데 실물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아닌것 같다면 전 거기서 간단하게 식사 후 헤어지고 바로 파묵칼레로 가면 됩니다..
2시간 후..
와!!! 파묵칼레 도착입니다!!!
여성분이 왜 맘에 안들었냐 물으신다면..
제 허벅지가 결코 얇은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허벅지는 저보다 더 튼실하셨으며..
자리에 안자마자 담배를 한대 피우시고는...
별로 치명적이지도 않은데 치명적이게 저를 쳐다보시는 눈빛에.. 잘못했다가는 그 튼실한 허벅지로 로우킥을 맞으면 정강이 나가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시더군요..
그래요 솔직히 같이 길거리 다니기 좀 챙피했어요..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전 미리 파묵칼레로가는 버스티켓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여차하면 티켓 보여주고 도망가면 되는거였고..
일단 수제햄버거집가서 햄버거 하나씩 씹고 간단하게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전 바로 파묵칼레로 갔습니다만..
날씨도 드럽게 흐리고 비올꺼 같아서 사진찍어도 빛이없으니.. ㅠㅠ 그냥 다시 안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갈때 3시간 걸리던게 올때는 어찌된 일인지 5시간이나 걸리고 검문검색에도 2번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오전 10시 출발 -> 오후 1시도착 -> 3시까지 소개팅 -> 파묵칼레 갔다가 다시 데니즐리로 옴 ->5시 -> 5시반 버스타고 안탈리아숙소로 오니 밤 10시..
네 전 그렇게 소중한 하루를 홀라당 날린거였죠..
뭐 사실 큰기대는 하지말라는 선배말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배에게 일갈은 해야할꺼같아 전화를 겁니다.
어~ 소개팅 잘했냐?
소개팅? 소개팅? 내 소중한 하루가 그냥 날라갔는데 소개팅이요? 어?
허벅지는 무슨 전성기 차붐보는줄 알았네. 축구했대요? 거기에 나 담배피는여자 질색팔색하는거 알면서 담배도 피고.. 도대체 눈은 왜그렇게 게슴츠레하게 뜨는거래요?!! 어???
....... 아 그랬냐?.. 나도 울 지사 터키직원이 아는사람의 동생이라고 해서 해준건데 ㅋㅋㅋㅋㅋㅋㅋ 허벅지 많이 두껍디?
농담안하고 차범근 전성기 보는줄 알았네. 진짜 무서웠음.
ㅋㅋㅋ 뭐 그래도 외국나와서 소개팅 2건이나 하는것도 경험이니까 그냥 좋은경험이였다고 생각해라.. 너 출극 몇일이지?
2일뒤 출국이요.. 얼마 안남았네요.. 에휴.. 뭐 한것도 없는거 같은데...
정말 터키와서 뭐 한게 없었습니다. 날씨가 10일 내내 꾸리꾸리 했었으니까요..
원래 계획은 이스탄불에서 좀 놀다가 -> 카파도키아가서 액티비티 빡세게 뛰고 -> 안탈리아가서 푹 쉬자...가 컨셉이였는데.. 뭐 날씨가 폭망이니 할 수 있는게 없었죠.
거기에 소개팅 2건을 했는데 한건은 미져리에 집착녀 다른 한건은 담배피는 차붐허벅지녀.
그나마 안탈리아는 따뜻한데다가 날씨가 좋은편이라 계획대로 쉴수는 있었습니다만 그나마도 소개팅녀2에게 하루를 소비했기때문에 뭐 제대로 한게 없네요.
다만 터키에 올때 인물사진 연습을하자라는 목표도 있었기 때문에 남은 날은 무조건 인물사진을 찍자라는 목표로 돌아다니기 시작 했습니다.
자신들이 먼저 다가와 찍어달라고 하던 청소부들.
그러자 옆에 있는 넘들도 찍어달라고 함..
보정이 좀 과하게 들어가긴 했지만 찍고나서 정말 맘에 들었던 사진. 아이는 독일인인데.. 정말 모델해도 될만큼 잘생겼습니다.
많은 분들이 누구냐고 물어보셨던 터키의 고등학생 실제 미모의 1/100도 표현하지 못한사진이라 더 아쉽네요. 왼쪽 소녀가 정말 예뻤는데 지금 다시 만난다면.. 넌 왼쪽얼굴이 훨씬 이쁘니 고개를 반대로 하라고 조언해줄것 같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터키 꼬마의 천연 속눈썹의 위엄
뭐 그렇게 사진찍으면서 돌아다니다가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 가다가 어떤 여자아이가 어디서 왔냐고 영어로 물어보길래..
꼬렐리. 라고 답하니
갑자기 5~6명이 저한테 달려듭니다.
아 초등학생이지만 한국으로 따지면 발육상태는 고등학생 정도 됩니다. 터키애들이 발육이 빠른데 이동네 애들은 유난히 더 빠르더라구요. 13살이라는데 제가 볼땐 최소 18살 이상으로 보입니다.
엑소 알아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갓세븐은요?
케이팝 빠순이들이 달려들어 20분간 오가지도 못하고 강제 청문회 당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갓세븐까지는 아는데 저도 모르는 애들이 많아서 꽤나 힘들었네요.
어쨌든 터키에서의 소개팅도 실패입니다.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였어요~!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사진도 많이 찍었구요.
그렇게 다음날 다시 이스탄불로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습니다.
이스탄불 라운지에서 미군 공군 아저씨를 만났는데 저도 공군출신이고 미군기지에는 몇번 가본 경험이 있어 서로 군대 동기 만나듯 라운지에서 엄청 마시고 재미있게 이야기 하다가 왔어요.
결혼에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그 미군 아저씨는
그냥 하지마. 외롭다고? 같이있어도 외로워. 돈만 엄청나가. 진짜 하고싶으면 55세 넘어서해 정년 끝나고 가 결론이였네요 ㅡㅡ
미국도 결혼생활 빡신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어쨌든 그동안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회사를 때려치고 여행다녔다고는 하지만 말처럼 쉬운건 아니였습니다.
"회사 때려치고 ㅆㅂ 여행이나 다닐란다. 아오 좀 쉬자!" 라고 말하긴 했지만
다달이 갚아야할 대출금이있고 , 다달이 나가는 핸드폰비에 관리비 고정비가 있는 상황에서 퇴직금이 있다고해도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30대 중후반들어서면서 재취업이 쉽지 않을꺼라는 생각도 있구요.
하지만 제가 여행을 온건 남들한테 자랑하기위해서도 아니였고 지금 아니면 못할꺼 같았습니다. 귀국길에 한국인 아줌마 아저씨들 패키지로 오신분들을 만났습니다.
솔직히 패키지 극혐하거든요. 그냥 안내해주는대로 졸졸따라다니고 그냥 보여주는대로 보고 먹여주는대로 먹는 자유도가 없는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저도 나이를 먹어가는지
"솔직히 편하긴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거기에 한국오고서 3일동안 시차적응때문에 고생하기도 했구요.
아마 더 늙으면 이렇게 떠나는 자유여행도 못하겠지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소개팅때문에 터키에 간건 아니였습니다. 그냥 선배가 놀러오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원래 스페인 -> 모로코를 가려고했는데 비행기 티켓이 140만원이였고 터키는 땅콩항공으로 56만원정도였으니 재고말고 할것도 없지요. 당연히 터키로 왔습니다.
제가 느낀 터키는 종교보다는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한나라로 기억됩니다. 어딜가나 터키국기가 널려 있고 가정집에서도 터키국기를 걸어놓습니다.
성격은 정말 한국사람이랑 비슷하다 싶을정도로 빼다 박았습니다. 운전할때보면 싱크로율 100%입니다. 성격 급하고 욱했다가 금방 가라앉고.
음식은 한국사람입맛에 놀라울정도로 최적화 되있습니다. 다만 얼큰한 국물이 그리운건 어쩔수 없네요.
다만 아직은 삐끼나 사기꾼들 많으니까 다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여행난이도가 낮다고는 볼 수 없을꺼 같습니다. 사전에 준비 잘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아마 이글을 업로드하고나면 전 또다시 소개팅 하러 갑니다..
귀국 하는날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서 메세지가 왔습니다. 터키에서 바로 나고야에 오는거 아니였냐고 묻습니다.
매년 나고야에 갔었고 벚꽃놀이도 매년 같이했지만 터키 귀국 직후라 너무 힘들어서 가기 싫었는데 그래도 초대해주니 가야할꺼 같았습니다.
마침 제주공항에서 왕복 11만원짜리 티켓을 찾았구요.. 그리고..
소개팅 해준답니다. -_-;
이번엔 일본으로 갑니다.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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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써 대리만족 하고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