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필리핀이 그럴줄이야...

찾아보니 두테르테성님이 2년전쯤 금연구역 흡연을 강력 단속하라 지시했다는구만요.  

저번주 토요일 식구들하고 호캉스겸 놀러간 마닐라...

바닷가 해안도로 한적한 레스토랑에서 이거저거 주문하니, 20분은 걸린다길래

잠깐 화장실 갈겸 나와서 길가에 화단턱에 앉아서 보니,

꽁초도 몇개 보이고 해서, 의심없이 릴 전다담배 하나 빼서 버튼 눌렀습니다. 

행인들도 별로 없고 해서 의심없었네요.

두번이나 흡입했나... 

경찰차가 서더니, 총들은 경찰이 차에 타라고... ㅠㅠ

지갑,신분증, 여권 전부 식당안에 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일단 타래요. 

하... 

차에 탔더니 경찰서로 간다며 출발하더군요.

식구들은 화장실간 가장이 납치된 꼴. 

경찰차 안에서 신분증 이야기 하길래, 아까 식당안에 있다고 가져온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항변해도, 못들은 척.. 아니면 영어발음이 구려서 못알아 먹었나... 씨X

아무튼, 경찰서로 가서 신분증 없으면 임시 구류될수 있다고.

여기서 감이 왔어요. 아... 이새키들 따로 돈달라는 거구나.

그래서 매우 비밀스럽게 너랑나랑만 알게 돈을 주겠다. 얼마면 되냐. 이랬더니.

매우 청렴한 경찰인양, 자긴 받을수 없다며, 

경찰서에 가면 딱지를 끊을건데, 시청에서 내면 된다. 하대요.

그날이 토요일이었고, 월요일 새벽뱅기로 귀국이어서,

나 우리나라로돌아가서 월요일날 시청방문 못한다 그랬더니,

출국이 안될거래네...하.............

일단, 돈준다고 했더니, 얼마 주냐고 해서

1000페소(2만몇천원) 

준다고... 

장난하냐. 공식 벌금이 5000이다. 

여기서 머리굴려서 일단 내지갑, 신분증, 가족들 다 레스토랑에 있으니. 

다시 나 태운데로 돌아가자. 그럼 지갑에 있는돈 다 줄께. 

그랬어요. 

그리고, 은근슬쩍, 나 오늘밤에 귀국이라 캐쉬가 거의 없다. 아마 2000페소정도 될거다. 

이랬더니, 졸라 짜증나는 표정으로 날 씩보더니, 

이미 차를 돌린상황이라 어쩌지 못하는 상황.

레스토랑에 가자마자 지갑에 있는 돈 다 빼고 신용카드 다 빼고, 

딱 2천페소 맞춰서 지갑에 넣어서 경찰차로 돌아갔습니다. 

그냥은 안보내주고, 릴 전자담배를 담보로 맡아놓는...ㅎㅎ

(순간, 전자담배 그냥 버리고 도주할까 하다가, 가족들도 있고 레스토랑으로 찾아오면 또 일커지고,,,)

처음엔 경찰 혼자였는데, 어디서 한명이 더 타고 있더군요.

지갑 열어서 다가져라. 이랬더니, 2천페소 싹 빼가대요. 

그리고 전담도 안줄라 하길래, 이거 이나라에는 없는 담배다. 승질한번 내고..

마지막에 장난기 + 오기 + 짜증 이 발동해서, 

나 호텔까진 걸어가냐. 택시비는 줘라. 

500만 달라고 해봤어요.

그니깐 200페소 주대요. 하....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것도 짜증남. 그냥 나올걸. ㅋ 200페소 한 4천원? 

암튼. 다시 레스토랑 가서, 

식구들 놀랄까봐. 급똥이어서 오래걸렸다. 중간에 왔다간건

음료수 하나 사먹을라고 돈가지러 온거다. 뭐 이런 핑계대고

혼자 기분만 상하고, 에피소드로 남았네요.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을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