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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훈련소 때였습니다
해군 출신이라 진해에 있는 해군 기초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초훈련과정 중 수영이 있었습니다
2월 초에 입대한 기수라 추웠고 매우 짜증이 나는 훈련이었습니다
군 훈련소 시설에 난방을 빵빵하게 해주었을리도 없고...
해당 훈련교관 및 조교로 들어온 인원은 그 유명한 해군 특수전여단(현 해군 특수전전단)의
UDT/SEAL 아저씨들이었습니다
군대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서는 SSU(해군 해난구조대)가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꼭 UDT만 교관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제가 훈련을 받을 때는 UDT/SEAL 아저씨들이었죠
전부터 시계 등 잡다한 것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었던 제 눈에 들어온 것은
UDT 하사의 남자다운 팔뚝에 있었던 지샥 프로그맨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못해서 구체적인 모델은 몰랐지만 지금은 구형이 된 8200계열에
검은색 모델이었다는 것만 기억을 합니다
그리고 전역 후 잠깐 몇몇 시계를 경험했지만 주 관심사가 사진으로 넘어가면서
시계는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시계 하나 정도는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편하게 찰 수 있는 시계 하나는 남게 되었고
그게 9900계열 프로그맨이었습니다
1999년에 발매된 DW-9900WC-2T, 일명 산호초로 불리던 모델이었습니다
원래는 뽀얀 반투명 재질이었지만 사용을 하다보니 재질 특성상 누렇게 변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검은색 염료를 구입해 염색을 했고 검은색 시계로 사용을 했습니다
그렇게 충실한 일꾼으로 굴리다가 결국 작년 여름 운명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새 시계를 고민하게 되었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해군 출신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시계 중에서는 물과 관련된 컨셉을 가진 시계를 좋아합니다
또한 다이버류 시계들이 비교적 다양한 스타일 옷차림에도 폭넓게 어울리고
방수 성능도 좋아 편하게 사용하기 좋기도 하고요
조금 고민을 하던 저는 편하게 찼던 지샥의 단단함이 생각나
현용 프로그맨 제품으로 결정을 했고, 가까운 매장으로 가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들어오게 된 것이 현용 프로그맨인 GWF-D1000B 입니다
다시 접하게 된 프로그맨의 인상은...
9900계열이 가장 작은 프로그맨 모델이었던 탓도 있지만
세로 59.2mm, 가로 53.3mm, 두께 18mm 에 달하는 신형 프로그맨은 확실히 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덩치에 비해 의외로 무겁지 않고 착용감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프로그맨 특유의 비대칭 디자인에 3445 모듈을 넣고 커진 덩치만큼 디스플레이도 시원하게 넓어졌습니다
잘 깎은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 몸체를 두터운 합성수지 재질 베젤이 덮고 있고
푸른색 장식용 나사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거기에 어울리게 액정 디스플레이 배경도 푸르스름한 빛을 띄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부분 이외 검은 바탕 쪽은 태양광 패널이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빛을 받아 내부 충전지를 충전하는 방식이라 배터리를 갈아줄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충전지 수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체룰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 배터리보다 훨씬 오래가고 메뉴얼상 수명이 10년 정도라고 합니다
참, 그리고 저 디스플레이는 카시오의 신형 패널이 들어가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시인성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각도를 꺾는다고 흐릿하게 보인다거나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유리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수심, 수온, 자기 등을 감지하는 트리플 센서 부위입니다
이곳도 푸른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센서를 통해 추가된 잠수 관련 각종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잠수시간기록, 수심/수온 측정, 나침반, 수평계 등 일반인 실생활에는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수많은 기능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기능이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ㅎ
버튼은 저렇게 큼직하게 되어 있어 비교적 편하게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전작 대비 개선점 중 하나인 카본섬유 스트랩입니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밝은 곳에서 비춰보면 스트랩 내부에 탄소섬유가 짜여진 모습이 보입니다
기존 스트랩 대비 내구성이 많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물론 가격도 올랐지만요
방수능력은 ISO 규격에 따른 다이버용 200m 방수인데 일반 시계의 200m (20기압) 방수와 다른 점은
실제 200m 깊이까지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본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이전세대 프로그맨을 가지고 쓰루가만에서 시계를
심해에 집어 넣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그맨은 1000m 깊이까지 들어가서도 멀쩡하게 살아 나와 정상 작동을 했고
미리 집어 넣은 금속 야구배트는 수압 때문에 납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일 일 없고 일일히 나열하게 힘든 다양한 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을 꼽으라고 하면 전파수신이 아닐까 합니다
표준시간을 쏘아주는 전파를 수신해 자동으로 시간을 맞춰주는 기능입니다
수동으로 수신할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동수신이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가장 적고 방해되는 다른 전파가 적은 새벽시간대에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자기 전 창가에 시계를 두면 잠을 자는 동안 알아서 시간을 보정해줍니다
이론상 오차가 0에 가깝다는 이야기죠
사실 10여년 전 프로그맨은 스트릿 패션시계에 가까웠습니다
큼직하고 튀는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으로 실제 다이버용 장비보다는 패션 소품으로 쓰였습니다
물론 내구성을 강조하는 지샥답게 방수성능 자체는 훌륭했고
UDT 아저씨들의 손목에 채워져 있을 정도로 실사용도 가능한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산업 다이버들은 다이빙 컴퓨터라 불리는 잠수 관련 여러가지 정보를
표시하고 저장해주는 장비를 사용하죠
하지만 이번 GWF-D1000 라인은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문 다이빙 컴퓨터만큼은 아니더라도 해당 기능을 상당히 커버 가능한 툴워치랄까요?
이전 프로그맨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튼튼한 패션시계였다면
이번 프로그맨은 일상 착용도 가능한 다이버용 장비로 진화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용 메인 장비까지는 아니더라도 보조 장비로수 역할은 훌륭히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요
물론 이런 다양한 기능이 레저용으로 어쩌다 잠수하는 사람에게는 오버스러운 스펙입니다
하지만 Frogman(UDT 아저씨)가 차고 있었던 Frogman 처럼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고
지샥 특유의 내구성과 기능으로 편하게 사용 가능한 시계인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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