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 신혼입니다.

와이프는 대한민국에서 남자는 남자니까 이래야 된다, 여자는 여자니까 저래된다라는 남녀를 가르는 행동이나 생각을 무지 싫어합니다.

예를 들면 

남자니까 머리카락이 여자처럼 길면 이상하다

남자니까 공구같은걸 잘 다뤄야 한다

여자니까 치마를 입어야 한다

여자니까 힘든 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입니다.

이런 부분은 저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고 어떤 부분은 당연한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 전 듣던 말 중 딱! 한 가지..

나는 결혼해도 대한민국 며느리로는 살기 싫다.

이 말을 들은 적 있는데 오늘 결국 이런 내용으로 다퉜습니다.

결혼하고 본가에 다녀오면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

엄마가 식사 준비를 하면 와이프는 방에서 핸드폰하고 있거나 다른일 하다가 거의 다 차려지면 거실로 나옵니다. 제 생각엔 음식을 아직 잘 못하고 모르는게 많더라도 옆에서 도와드리는게 맞는것 같은데 와이프 생각은 그게 아닌가봅니다.

오늘도 역시나 똑같이 행동하길래 제가 생각한걸 말하면 와이프 기분도 안좋아지고 다툴걸 알면서도 참다 참다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돌아오는 대답이,

그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도와드리고 싶으면 도와드리고 아니면 아닌거지 꼭 그래야 하는게 맞는거냐고 표정 굳어서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엄마가 와이프에게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에 좀 도와드리는데 엄마가 이건 이렇게 해야하고 저건 저렇게 해야하고 이런 소리를,

그리고 전에 가져간 반찬이 지금도 있냐고 말씀하시는걸 나무랬다고 받아들인것 같습니다.

처음 도와주는데 조금의 싫은 소리를 하신 엄마도 잘못하신부분이 있지만,

와이프보다 살림을 더 많이해오신 엄마가 그런소리를 했다고 이렇게 행동하는건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당연히 기대하는 대답이 돌아올거라 생각은 안했지만,

막상 듣고나니 참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더라구요.

저는 처가가면 음식 장만까지는 아니어도 밥이랑 국, 반찬 떠주시면 식탁에 가져다 놓고, 식사 다 하고는 접시도 부엌에 가져다 드리고 행주로 식탁도 닦고하면서 뭐든 도와드릴려고 노력하는데..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걸까요?

-------------------------------------------------------------------------- 추가 --------------------------------------------------------------------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의견 참고하여 많은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토대로 와이프와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결국은 흔히들 말씀하시는 고부간의 갈등이었네요..

엄마와 수십년을 같이 살아온 아들이어서 몰랐던 엄마의 말투와 행동이 와이프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본가에 가면 기분이 좋지 않고 일단 엄마의 모든것에 반감을 갖고 있는 상태더라구요.

다행히 와이프 주변에 참된 인생선배와 동료가 있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심으로써 와이프도 어느정도는 이해를 한 상태고,

짧은 시간에 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거짓없는 자신의 생각과 진실된 대화라는걸 깨달았네요.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의견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