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겪은 일을 익명으로 쓰고 싶어 전현무 포럼 이용합니다.

문제시 삭제 하겠습니다.

몇년전 이야기임.

1. 아침에 출근해보니 근무하던 직장 옆 건물 담벼락에 매우 지저분하고 낡은 자전거가 서 있었음.

2.  담벼락 안의 다른 회사 사무실 형님이랑 담배를 피우다 '이거 주인 찾아줘야 하지 않겠냐? 근처 중고딩들이 가져가기 전에(주변에 중고등학교 있었음)' 말이 나와서 자전거를 살펴보니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었음.

3. 전화하니 어떤 아주머니가 받으심 '사무실 앞에 자전거가 있으니 찾아가세요' 하자 지금은 바빠서 못간다고 함.

어디사시냐 하니 우리 사무실에서 약 2~3 키로 떨어진 아파트였음. 

'일단 누가 가져가지 못하게 우리 사무실 안에 둘테니 찾으러 오세요' 하고 전화 끊음.

4. 다음날 까지 연락이 없음. 자전거가 너무 지저분해서 사무실에 계속 두기도 싫고 다시 연락해서 '내가 점심에 밥 먹으러 시내에 갈때 가져갈테니 시내 까지만 나오시라 말씀드림(시내가 우리 사무실과 주인의 아파트 중간 지점) 

5. 점심 먹으러 가는길에 끌고 나감. 남의 자전거이기도 하고 지저분해서 타지 않고 끌고 갈때도 일할때 쓰는 장갑끼고 만짐.. 

그렇게 끌바를 하는데 바퀴 바람이 빠져있다는걸 알게 됨.

시내로 가는 길에 자전거 수리점이 있길래, 아주머니 가져갈때 타고 가시는게 좋겠다 생각하여 바퀴 튜브 교체 등 대략 1만원 정도 내가 수리함.(이때까지는 스스로 난 참 착한 사람이구나 뿌듯했음..)

6. 점심 먹으러온 식당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도착을 알림. 

답장이 없음. 전화해보니 안받음... 

밥 다 먹었는데도 전화도 문자도 없고 답장도 없음...

어쩔 수 없이 다시 사무실로 가져오고 찾아가시라 문자 보냄.

7.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회사 앞에 경찰차 와 있음.

경찰 두분이 자전거 도둑 맞았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조사하러 왔다함..

나에게 자초지종을 묻는데.. 무슨 도둑놈 취급하길래 순간 흥분해서 소리를 버럭 질러버림.

사장님 외 직원들 모두 당황하고 회사에서 개쪽 당함.

경찰들도 자전거 상태 등 보더니.. 이미 한참전에 도난 당해서 돌고 돌다 여기까지 온것 같고, 당신이 주인 찾아주려고 연락하고 주고받은 통화나 문자가 있으니 그냥 우리가 처리하고 가겠다고 함.

근데 다음부터는 절대 다른 사람 물건을 만지거나 함부로 장소를 이동시키지 말라고 경고함.

'점유이탈물횡령죄' 라는 것을 이때 처음 알게됨.

내 나름대로는 작은 동네에서 착한 일 한다고 한 행동인데.. 기분만 잡쳐버림.

아주머니한테 전화해서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그냥 참음.

그래도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이제는 길에 뭐가 있건 내 것이 아니면 찾아줄 생각도 관심도 갖지 않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