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게이머들은 대전격투를 휴대형 게임기로 즐긴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많은 인내를 감내해야 하는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조작의 불편함은 물론이거니와 TV나 아케이드 모니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화면에서 더 작은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보고 기술을 타이밍에 맞추는 것, 그리고 대전격투 장르의 메인콘텐츠라 할 수 있는 대인전의 쾌적하지 못한 진행 등으로 인해 얻게 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발사들은 휴대형 게임기만의 요소와 편의성 시스템을 다수 탑재하면서 끊임없이 휴대형 게임기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휴대형 게임기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고자 노력 중이다.

21세기 2D 대전격투 게임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블레이블루'시리즈의 최신작 '블레이블루 크로노판타스마' 역시 '블레이블루 컨티뉴엄 시프트 익스텐드'에 이어 PS Vita로 출시되며 프랜차이즈 팬들에게 공간의 제약 없이 치열한 대결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 세 가지의 시나리오는 '블레이블루' 게임 스토리의 새로운 흐름을 선보여 준다.

PS Vita용 '블레이블루 크로노판타스마' 역시 다양한 게임 모드와 시스템이 준비돼 있어 아케이드 버전과는 전혀 다른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콘솔 버전에만 들어가지만 게임의 공식 설정 및 시나리오에 해당되는 '스토리 모드'에서는 메인 스트림인 '크로노판타스마'편을 비롯해 '육영웅'편, '제칠기관'편 등 총 3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새로운 운명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중심 스토리는 아니지만 PS Vita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도 준비돼 있다.

또한 일반적인 대전 모드라 할 수 있는 '아케이드 모드'와 'V.S. 모드' 외에도 강력한 CPU  캐릭터들을 물리치며 포인트 또는 클리어 타임을 겨룰 수 있는 '스코어 어택 모드'와 '언리미티드 마즈 모드', 이번 작품의 무대인 '연합계층도시 이카루가'의 최심층부를 목표로 나아가는 도전 모드 '어비스 모드' 등 다양한 모드들이 준비돼 있어 유저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이들 모드를 돌아가며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목표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여기에 조작 방식 중에는 레버 조작은 최소화하고 몇 가지 버튼의 조합만으로 다양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리시' 타입 조작 방식이나 게임의 플레이 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과 '트레이닝' 모드, '블레이블루' 세계의 스토리와 설정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용어집', '더 알려줘요! 라이치 선생님' 등 '블레이블루'의 팬부터 처음 접하는 사람들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요소들도 다수 준비돼있다.

▲ 화려한 필살기들을 몇 가지 버튼 조합만으로 쓸 수 있는 점은 휴대형 게임기를 위한 편의성을 제공.

하지만 공식 사양에 '언어(음성) : 영어 / 일어'로 표시되고 '호화로운 성우진'의 목록을 주요 특징의 하나로 패키지 뒷면에까지 싣고 있지만,  정작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스토리모드의 음성들이 전부 영어로만 진행되는 점은 아쉬움을 준다.

물론 이것은 한글판의 기본 베이스인 북미판이 PS Vita 카드의 용량 문제 상 일본어 음성이 삭제된 것이기 때문으로 사전 공지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았을 것인 만큼 미리 이를 알리지 않았던 SCEK측의 앞선 대응이 아쉽다.

여기에 한글 자막의 폰트도 PS Vita의 작은 화면을 통해서는 가독성이 떨어져 앞으로의 한글화 타이틀에서는 폰트 가독성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 PS Vita용 대전격투 게임으로서는 수준급. 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12세이용가 / 평점 : 8점 (10점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