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코리아(EPIC Games Korea)는 9월 13일 KGC 2010 행사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픽게임스코리아의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이 자리에서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에픽게임스의 새로운 비전인 'Unreal Everywhere'를 본격적으로 선언하고, 자사 엔진의 '멀티 플랫폼'화에 대한 계획을 소개했다.

에픽게임스코리아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와 지원을 시작한 이후, 국내 게임계에서의 언리얼 엔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으며, 실제 이를 사용한 게임도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에픽게임스코리아는 네오위즈게임즈와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한 게임 개발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지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언리얼 엔진 계약이다.

에픽게임스코리아는 게임계의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개발 지원 이외에도 대학교와 연계한 교육 과정인 '언리얼 아카데미' 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개발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언리얼 엔진 3의 멀티플랫폼화를 위해 이미 애플의 iOS 사용 기기를 위한 언리얼 엔진 3를 시연한 바 있으며, 안드로이드 버전의 엔진도 발표 예정에 있다.

▲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지사장

박성철 지사장은 먼저 지사 설립 전의 에픽게임스와 언리얼 엔진에 대한 '이미지' 에 대해 소개했다. 지사 설립 전 주위에서 에픽게임스와 언리얼 엔진이 가진 이미지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사용하기 어렵고, 비싸고, 건방지다' 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처음 지사 설립 시점에서 이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몇 가지 공약을 내세웠으며, 지금 되돌아볼 때, 이는 잘 지켜져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지사 설립 후 우선 과제로 리얼 언리얼 서포트, 탄력있는 라이센싱 정책, 친근, 겸손한 태도라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 중 '리얼 언리얼 서포트(Real Unreal Support)'는 '한국 시장에 맞는 통합 서포트 패키지'를 목표로 했으며, 언리얼 엔진 3의 한글화와 함께 각종 교육자료의 한글화, 방문 개별 기술지원, 정기 세미나 개최, 대학 공개 세미나 등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충실히 잘 지켜졌으며, 타사 뿐 아니라 에픽게임스의 타 지사에서도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탄력적인 라이센싱 정책을 통해, 고객의 상황에 따라 초기금액과 로열티의 조절을 통해 최대한 고객의 편의를 보장하면서 합리적인 라이센스 정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덕분에 지사 설립 후 국내에서도 다양한 개발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프로젝트를 발표했거나 진행하고 있으며, 지사 설립 전에 비해서 프로젝트 수 자체도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박 지사장은 가장 긍정적인 점으로 언리얼 엔진이 '대형 회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소형 독립개발사 비율이 상승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해까지는 언리얼 엔진이 '무겁다'고 퍼블리셔들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의 개발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올 해에는 퍼블리셔들의 선호도 증가와 독립개발자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이제 국내에서 언리얼 엔진 사용 고객 중 49%가 중소 규모의 독립개발사라고 소개했다.

▲ 언리얼 엔진 전문 개발자 육성을 위한 ‘언리얼 아카데미’

에픽게임스코리아의 역할도 올해에는 조금 확장된다. 지금까지는 라이센싱과 기술지원, 개발사들의 의견을 본사에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적인 역할을 담당했는데, 올해에는 여기에 엔진 개발과 함께 엔진 관련 교육부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되어, KGC2010의 세션에서 언리얼 엔진 3의 넓은 지형 표현을 위한 기능인 '랜드스케이프' 를 시연하는데, 이는 한국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에픽게임스코리아가 새롭게 진행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언리얼 아카데미' 가 있다. 이는 현재 파트너사의 증가로 인한 언리얼 엔진 개발자의 인력난을 해결하고, 개발자와 파트너사와의 연결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며, 기존의 엔진 공개와 UDK(Unreal Development Kit) 한글화, 동영상 강의, 공개 세미나 등의 지원에 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의 지원이다. 에픽게임스는 이를 통해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전반적인 생태계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언리얼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대학의 관련 학과에 에픽게임스의 '언리얼 엔진 3' 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마련된 '언리얼 아카데미' 구상은 크게 네 단계로, UDK 관련 교재 개발, 한국게임개발자협회(KGDA)와 협력해 UDK 강의를 신설할 '언리얼 아카데미' 대학 선정, 에픽게임스코리아의 강의 교재 지원, 선정 대학 담당 교수 특별 세미나 제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이 프로그램의 첫 단계로, 올해부터 대학 학제에 맞춘 UDK 교재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며, 커리큘럼은 학기 중의 '과목'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소개했다. 또한 2011년 중에 2~3개 대학에서 관련 강의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는 초기 로드맵을 공개했으며, 시범 운영 뒤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면 확장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에픽게임스 제이 윌버 부사장

이어 제이 윌버(Jay Wilbur) 에픽게임스 부사장이 자사의 새로운 전략인 'Unreal Everywhere' 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먼저 에픽게임스코리아가 올해부터 엔진 개발에 참가하게 된 부분에 대해, 지사에서 엔진 개발에까지 직접 참여하는 것은 지금까지 사례가 없던 일이라고 언급하며, 한국에서 개발되는 부분들은 한국 고객들의 피드백을 우선적으로 반영해 개발하지만, 글로벌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언리얼 아카데미에 대한 에픽게임스 본사에서의 관심도 강조했다. 그는 언리얼 아카데미에 대해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새로운 게임 개발자들에 기존 개발자들이 가진 다양한 지식을 전해 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언리얼 아카데미' 정책이 한국 지사에서의 첫 시도인 만큼 해외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스의 새로운 전략인 '언리얼 에브리웨어(Unreal Everywhere)'는 요약하면 '언리얼 엔진의 멀티플랫폼화' 다. 현재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PC와 게임을 위한 PS3, XBox360 등의 고성능 콘솔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에픽게임스는 지금까지 고성능 비교적 저사양 플랫폼인 모바일 단말에 적용해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게임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언리얼 에브리웨어’ 전략은 ‘언리얼 엔진의 멀티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 안드로이드 OS용으로도 언리얼 엔진이 개발되고 있다.

'언리얼 에브리웨어' 전략은 단일 플랫폼이 아닌 모바일을 포함한 멀티 플랫폼, 즉 어느 플랫폼에서나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PC 환경에서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만든 게임을 PC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게임 콘솔과 모바일 기기까지도 바로 컨버전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플랫폼간의 성능 차이에 대한 조율은 필요하지만, 컨버전의 장벽 자체는 비교할 수 없이 낮아진다.

이 전략은 게임 개발사에 제공되는 언리얼 엔진 3 뿐만 아니라, 무료로 공개되고 있는 UDK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개발사에서도 앞으로는 플랫폼에 맞춰 게임을 중복해 개발하지 않아도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멀티 플랫폼 게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상업용 활용을 위한 라이선스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기존 UDK와 유사한 형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운 'Unreal Everywhere' 전략의 일환으로, 에픽게임스는 지난 9월 2일(한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신제품 발표 미디어 행사에 맞춰 '에픽 시타델(Epic Citadel)'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에픽 시타델'은 애플의 iOS 기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구동되는 언리얼 엔진 3의 기술적 성능을 보여 주는 어플리케이션이며, 공개 직후 지금까지 1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고 소개되었다. 또한 iOS용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스워드(Project Sword)' 가 2010년 말 출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에픽게임스의 모바일 플랫폼 지원이 iOS로 끝나는 건 아니다. 현재 에픽게임스는 안드로이드(Android) OS 기반의 언리얼 엔진을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으며, 개발 중인 단계지만 본사에서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현재 시점까지 구현된 안드로이드 OS 기반 언리얼 엔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AT&T에 공급된 삼성 갤럭시S에서 구동되는 언리얼 엔진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윈도폰 7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어플리케이션 관리 정책에 따라 협의가 필요하며 현재 시점에서는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웹 게임' 을 위한 적용에 관해서도, 현재 정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토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국내 대형 파트너사로 네오위즈게임즈가 참여했다.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이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새 대형 파트너사로 네오위즈게임즈와의 계약을 발표했다.이 계약은 지난 해 에픽게임스코리아가 설립된 이후 최대 규모의 언리얼 엔진 계약이며, 네오위즈게임즈는 차기작 개발에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하게 된다. 제이 윌버 부사장은 이에 대해 "비즈니스적인 면 뿐 아니라 게이머의 입장에서도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네오위즈의 최신 게임이 기대된다" 고 밝혔다.

현재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포털 '피망'(http://www.pmang.com)을 통해 피파온라인2, 스페셜포스, 슬러거, 아바(A.V.A), 크로스파이어 등 다양한 퍼블리싱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는 대형 온라인 게임 업체이며, 이미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도 했다. 또한 내부 제작본부와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통해 게발능력 강화와 양질의 게임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최신버전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 등이 언급되었다.

▲ 언리얼 엔진의 행보는 국내 게임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