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 그래도 작은 땅에….” 58년 음악 인생을 마무리하는 고별 콘서트 무대에 선 가수 나훈아가 ’화합’을 강조했다. 나훈아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회차에서 국내 갈등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는 “1년 만 내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에 나가도록 법으로 정하게 하겠다. 동서화합이 돼야 한다”며 “우리 후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 갈라치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나훈아. 예아라, 예소리 제공 | 나훈아는 이달 10일 공연에서도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하고, 두 팔을 들어 “왼쪽이 오른쪽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해 화제가 됐다. 이 발언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야당을 비판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논리와 유사한 발언’이란 비판이 나왔다. 나훈아는 이를 의식한 듯 “여러분(관객)이 저한테 뭐라고 하시면 ‘그렇습니다’라고 인정하겠다. 그런데 저것들(정치권)이 뭐라고 하는 것은 내가 절대 용서 못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그래서 제가 '니는 잘했나!'라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오른쪽도) 별로 잘한 게 없어’ 이런 이야기”라며 “그런데 이걸로 또 딴지를 걸고 앉아있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속 이야기를 해야겠다.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십시오”라며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전날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이 페이스북에 나훈아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나훈아는 이날 가수 생활 기간 겪은 11명의 대통령 사진을 LED에 띄우고 “오래 노래한 것을 한 장면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해서 생각한 게 이거”라며 “박정희부터 윤석열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나는 역대 대통령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 (내가) 말을 안 들으니까”라며 “대통령 정도 되면 ‘(나보고) 오라고 하라’고 하는데, 나는 ‘왜 부르노’ 하니 나를 취급을 안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살면서 결정한 것 중에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 최고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몇 년은 거뜬하다. 내가 그만두는 게 서운하나? 그래서 그만두는 것”이라고 은퇴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마지막 노래 ‘사내’를 부른 뒤에는 “이 마이크는 내 분신과도 같다.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달라”며 드론에 마이크를 띄워 보낸 뒤 경례하는 퍼포먼스로 무대를 마쳤다. 나훈아는 “나도 안 해본 것 해보고,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안 가본데 가보려 한다. 장 서는 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는 게 가장 하고 싶다”며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로 가수 인생을 마무리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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