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살해한 후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시멘트로 16년간 암매장한 50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경남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1부(김영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A 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08년 10월 10일께 거제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녀 B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30대였던 B 씨와 이성 문제로 다투다 격분해 B 씨의 머리와 얼굴을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았다.
시신이 든 가방을 베란다에 옮긴 A 씨는 가방 주변에 벽돌을 쌓고 두께 10㎝가량의 시멘트를 붓고 굳혀 정상적인 집 구조물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2016년까지 8년간 범행을 저지른 집에서 지냈다.
A 씨의 범행은 올해 8월께 집주인이 누수공사를 위해 부른 작업자가 베란다 내 콘크리트 구조물을 부수던 중 숨겨진 가방이 발견되며 16년 만에 드러났다.
검찰은 “A 씨가 혐의를 자백하고 있으나 그가 시신에 시멘트를 부어 16년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곤란하게 만든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첫 공판 당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A 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16년 동안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한 것 같다”며 “깊이 반성한다”라고 했다.
이 사건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9시 50분께 열릴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