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군수 이병노)이 지난해 고향사랑기부금 1만6,832건, 23억200만원을 모금해 전국 군단위 1위, 전남도 1위를 차지하며 전년에 이어 ‘전국 으뜸 군’으로 인정받았다.
14일 군에 따르면 2024년 고향사랑기부금은 시행 첫해인 2023년 1만2,142건, 22억4,100만원 대비 건수 38.6%(4,690건), 금액은 2.7%(6,077만1,000원) 늘었으며, 시행 2년간 누적 금액 45억4,000만원에 달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기부금액 단위별로는 전액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10만원 이하가 전체의 94.7%를, 광주·전남권 관계 인구 기부가 58.3%를 차지했다. 소액 기부가 대폭 증가하며 고향사랑기부제의 굳건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시행 첫해 기부자의 31%가 2년 연속 담양군에 재기부하며 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군은 2023년 제도를 알리기 위한 홍보, 다양한 답례품 선정 등 초반 기틀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이어 시행 2년 차인 지난해엔 지역 현안이 반영된 기금사업, 답례품 품질관리, 기부자 예우 방안 등을 중점 추진했다.
군은 2023년 기부금 22억4,000만원 중 2억6,000만원을 투입, 지난해 3가지 기금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거동이 불편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거동 불편 어르신 병원 동행 및 퇴원 환자 통합돌봄’,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의 문화예술 경험과 소양 향상을 위한 악기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아이들이 살기 좋은 담양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소상공인을 위해 상점가 야간경관 전기료 및 상가 주도형 거리 행사를 지원하는 ‘담양읍 상인 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 등이다.
기금사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어르신 병원동행 서비스 이용 군민의 87%가 ‘만족한다’고 답하며 기금사업이 ‘담양형 향촌복지’ 실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기존 사업에 대한 예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병원동행 사업은 관내 이동에 한정된 병원 동행에서 관외(광주권역)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며, ‘청소년 독서 동아리 지원사업’과 ‘향촌공동급식센터 운영’이라는 신규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모금된 기부금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사업비를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지만, 군은 기부금 운용을 더욱 신중히 할 생각이다. 현재의 모금액으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엔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단순 건물건립이나 일회성 행사에 낭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은 시행 초기인 만큼 소규모로 기금사업을 운영한 뒤, 사업비와 대상을 점차 확대해가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대규모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군은 지난해 장기적 관계 인구 확보를 위해 차별화된 예우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2월 조례를 개정해 기부자 예우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죽녹원·메타세쿼이아 길 등 지역대표 관광지 6곳에 대한 입장료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또 지난해 11월 기금사업에 이어 지정기부 모금을 개시했다. 지정기부가 가능한 4가지 사업으로는 ▲담양향우회관 건립 지원 ▲어르신 문화복지 프로그램 ▲향촌노인종합복지관 재활돌봄 ▲유기동물 입양프로젝트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두 달간 ‘유기동물 입양프로젝트’ 사업에 589건, 5,600여만원이 모금되며 기부자의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군은 누리집 등에 기부자 의견수렴 창구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홍보 창구를 마련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기부자가 자긍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현안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해 담양군에는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비결을 배우려는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도 줄을 이었다. 광주와 전남지역부터 세종특별자치시, 충북 옥천군, 강원도 태백시·평창군 등 수많은 지자체 관계자들이 담양을 찾았다. 지난해 11월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정책연구회에서 이병노 군수가 직접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비결에 관한 사례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구 4만명대의 담양군이 2년 연속 20억원 이상 모금이라는 성과를 거둔 데는 소멸 위기의 열악한 지방재정을 살려보자는 고향사랑기부제 취지에 공감한 기부자들의 ‘선의의 뜻’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양하고 품질 좋은 농·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등 군의 적극적인 노력과 홍보가 한몫을 담당했다.
군은 답례품 제공을 통해 품질 좋은 지역 농·특산물을 알리고, 지역 현안을 반영한 기금사업을 추진하며 전국의 잠재 기부자들에 기부 동기 제공과 함께 기부자가 담양을 방문해 체류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제도 이름이 ‘고향사랑’인 만큼 본질은 담양의 이야기에 있다”며 “기부금 모금 행위 그 자체보다도 기부의 질,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기부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노 군수는 “지난해 기부 건수가 전년보다 38%가량 늘며 담양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담양을 위해 힘을 보태준 전국의 기부자 덕분이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군수는 이어 “전국 240여개 지자체 중에 담양군을 선택하고, 매년 담양에 기부하며 관계 인구로 자리할 수 있도록 기부자 예우 정책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