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구조물은 교통, 물류, 주거 환경 구축의 근간이 된다. 최근 이러한 구조물의 노후화가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인프라 구조물 중 하나가 터널인데, 현재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터널은 철저한 점검 아래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근 터널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TX와 지하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총 2892개의 터널이 있으며, 그중 30년 이상 된 노후 터널은 172개로 전체의 5.9%를 차지한다. 10년 후인 2033년에는 노후 터널이 무려 740개로 증가하여 전체의 2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터널 수의 증가와 노후 터널 점검을 위한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심승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 지금은 인공지능(AI)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노후 인프라의 유지관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노후 터널 점검 분야에서는 컴퓨터 비전 및 로봇 기술의 융합으로 인해 그간 전례가 없는 기술적 성장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훈련 데이터 부족과 현장 적응성 문제로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딥러닝 모델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훈련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콘크리트 표면에서 발생하는 박락과 철근 노출과 같은 손상 장면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어 데이터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한계점은 AI의 새로운 현장에서의 적응 문제다. AI는 학습 기반의 알고리즘인 탓에 한 번 훈련된 모델이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 조건을 가진 현장에 적용될 경우 인식 성능은 현저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마치 고등학교 수험생이 시험 범위 밖의 문제를 접하게 되는 것과 같다. 배운 적도 없을뿐더러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에 정답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점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연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우리는 챗GPT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컴퓨터는 창작을 할 수 없다’는 말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마치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고 심지어 피카소처럼 예술 작품을 그릴 수도 있다. 그야말로 똑똑한 AI가 등장한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응용하려는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고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노후 인프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콘크리트 손상 장면을 스스로 합성할 수 있어 데이터 부족과 현장 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AI와 로봇 기술과도 끊임없는 융합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터널 내부의 가장 중요한 점검 영역인 천장부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고소작업차량의 차선 점거가 불가피하다. 이때 일반 주행 차량으로 인한 추돌과 작업자의 추락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기에 자율 주행이 가능한 드론과 같은 로봇 기술로 위험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만 인프라 구조물과 점검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바라건대 이러한 AI 드론 기반의 점검 기술을 통해서 고품질의 인프라 서비스가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되길 기대한다. 심승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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