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명절 반환 열차승차권이 연간 412만장에 이르고, 일명 ‘노쇼’(No Show·예약부도) 승차권이 40만장을 넘어서는 건 아이러니다.
지난해 설 명절 연휴 기간 열차승차권 반환 건수는 186만장이었고, 이 중 10%인 19만장은 재판매되지 않아 빈 좌석으로 운행됐다.
지난해 추석에는 226만장이 반환됐고 25만장이 공석 운행됐다.
특히 반환 승차권의 11%에 달하는 44만 895장은 출발이 임박해 취소되가나 출발 후 반환됐다.
KTX가 33만 9381장(77%)으로 가장 많았고, 무궁화 열차 6만 4382장(14.6%), 새마을 열차 3만 7132장(8.4%)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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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자료사진 |
설 명절에 예매가 취소된 기차표 비율(반환율)은 2021년 42.4%에서 2023년 44.9%, 지난해 45.7%를 기록했다.
명절 기간 승차권 노쇼 문제는 꼭 필요한 사람들이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열차의 효율적 운영도 방해하기 마련이다.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승차권을 부당하게 선점해놓고 실수요자들에게 웃돈을 받기 위해 끝까지 밀당한다고 한다.
명절 전후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승차권 가격에 2만원 이상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지만 실제 처벌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열차 출발 후 반환하는 승차권에 대해서는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
일본 JR의 경우 특급승차권 출발 1일 전부터 출발 전까지 위약금을 30% 받고 있고, 출발 이후에는 승차권 환불이 안 된다.
독일(DB)은 출발 당일 반환 시 장거리 19유로(약 2만5000원), 단거리 17.5유로(약 2만3000원)의 취소수수료가 있으나 출발 후에는 환불이 안 된다.
프랑스(SNCF)도 출발 당일 반환 시 12유로(약 1만6000원)의 위약금을 물리고, 출발 후에는 환불을 안 해 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번 설 연휴(1월 24일~ 2월 2일까지)부터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상향 조정했다.
그간 열차 출발 시각을 기준으로 2일 전까지는 동일하게 최저 위약금 400원만 받았지만, 1일 전은 영수 금액의 5%, 당일 3시간 전까지는 10%, 3시간 후부터 출발 시각 전까지는 20%, 출발 후 20분까지는 30%로 상향했다.
그런데도 외국에 비하면 너무 온정적이란 비판이 적지 않다.
노쇼 승객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열차가 출발하면 환불해주지 않는 대책도 불사해야 한다.
그래야 명절에 귀성하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줄지 않을까.
채희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