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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의이매진] 병원 꽃구경

친척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병문안을 다녀왔다.
병원에서 뜻밖의 봄꽃 구경을 했는데 야외 정원 이름이 ‘치유의 숲’ ‘생명의 숲’이다.
친척의 말에 따르면 건물 내부에도 옥상 정원이 있어서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비가 내리고 난 후 대기가 깨끗해져서인지 정원의 나무들이며 꽃이 한껏 빛났다.
한쪽에서 여자분들이 쪼그리고 앉아 땅을 파고 꽃을 심고 있다.
‘앙드레 르 노틀’이라는 장미과의 꽃을 심는데,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조경을 설계한 원예가의 이름을 딴 꽃이라고 한다.
‘톨로즈 로트렉’이란 이름의 장미도 있는데 어떤 꽃인지 다 자란 후의 모습이 궁금하다.

벚꽃이 활짝 피어 회복 중인 환자나 보호자나 사진 찍기 바쁘고 맑은 물이 담긴 수조도 있어서 힐링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다 있는 느낌이다.
바람에 떨어진 분홍색 꽃잎을 밟으며 환자들이 링거 거치대를 밀며 천천히 정원을 오간다.
정원에는 왕벚나무, 계수나무가 빼곡하고 은은한 향기도 난다.
숲을 걸어나가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정원이 너무나 좋아서 머물고 싶어진다.
병원에서 봄꽃 구경이라니, 식물이 사람을 이렇게 편안하게 할 수 있구나, 새삼 신기하다.
병으로 지치고 힘든 환자도, 또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도 이 숲에 있거나 숲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생명의 의지를 더 갖게 되지 않을까.

생수와 책을 꺼내고 벤치에 앉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소설을 썼다는 일본 작가 마쓰나가 K 산조의 ‘베리에이션 루트’ 후반부를 읽는다.
직장인들이 등반을 하면서 생존의 무게를 견디는 이야기다.
산 아래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면서 산에서 푸는 매우 평범한 이야기다.
큰 기대 없이 책을 샀는데 치아 치료 후 밀려오는 뭉근한 통증 같은 게 있다.
산이든 정원이든 어쨌든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힐링과 더 많은 녹색과 자연이 필요하다.

강영숙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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