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23년 8월에 선임된 KT 김영섭 대표이사는 국내 굴지의 통신사 위주로만 달려왔던 자사를 통신기술(CT) 역량에 IT와 AI를 융합한 ‘AICT 컴퍼니(AICT Company)’로 전환해 나가는데 크게 기여한 리더이다. 그리고 머물러 있지 않고 기업의 지속 성장을 계속하는데 촛점을 맞춘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한지 불과 1년 5개월 정도에 이룩한 소기의 성과이다.
통신 시장은 사실 정체된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신사들은 최근 수년간 5G 가입자 수 정체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국회의 견제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었다. 이에 신성장산업으로 메타버스나 NFT(대체 불가능 토큰), 종합물류 등을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왔지만 실적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었다.
집중과 선택을 통한 혁신괴 도전의 기회
이에 김영섭 대표이사는 집중과 선택을 통해 사업 규모를 전반적으로 개편하고 혁신과 도전을 통해 AI를 앞세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섰다. KT는 그간 추진했던 여러 사업을 정리하고 축소하는 한편 성장 유망한 사업으로 재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KT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B2B 모빌리티 플랫폼에 집중하고자 원내비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향후 공공 MaaS(통합 교통 서비스) 플랫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형 교통정보 등에 집중해 수준 높은 B2B 모빌리티 B2B 모빌리티 플랫폼 기반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서비스형 모빌리티라고도 불리는 MaaS 플랫폼은 ‘서비스로서의 이동’을 목표로 하며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을 일컫는 말이다. 즉, 모든 모빌리티를 서비스화하고 하나의 앱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제공함과 동시에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MaaS 플랫폼이 적용된 세상은 교통체증이 사라지고 탄소 배출 저감이 이루어지는 등 친환경 측면에서도 미래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사업 목표가 되고 있어 전국 지자체와 기업 단체들이 모두 달려가고 있는 목표이기도 하다.
SaaS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PC에 설치해 사용하던 응용프로그램을 클라우드를 통해 네트워크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형태가 SaaS에 속한다. 예컨대 @구글이 제공하는 웹 오피스는 PC에 오피스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아도 웹에서 언제든 오피스 문서를 열람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돕는 SaaS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로 안정적이며 수익성이 높다.
이 사업의 성장 속도가 놀랄 만한 것은 이스라엘 보안 SaaS업체 '위즈아이오'가 설립된 지 2년 11개월 만에 기업가치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후 SaaS 관련 수익성 증가 보도가 줄을 이으면서부터 업계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이는 우버(5.2년), 페이스북(5.7년), 트위터(7.6년) 등 예전 혁신 정보기술(IT) 기업의 성장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원내비 말고도 지난해 3월, 물류 자회사 ‘롤랩’ 지분 매각, NFT 발행 플랫폼 ‘민클’ 서비스 종료, 지난해 4월괴 8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 서비스를 각각 종료했다.
김영섭 대표이사는 1984년부터 LG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로 조용하고 실천적이며 한번 목표를 잡으면 여간 해선 후퇴가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칼을 빼들었다는 것은 확실한 사업만 밀어주겠다는 강력한 경고이다.
이 같은 단호함 뒤에 2025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목표는 앞서 언급한 통신기술(CT) 역량에 IT와 AI를 융합한 ‘AICT 컴퍼니(AICT Company)’로의 지속 성장에 초점이 맞춰진 인사조치였다. .
김영섭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AICT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혁신 성과를 이어간다는 목표 아래 조직체계에 변화를 기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임원인사로 KT와 그룹사에서 7명이 상무에서 전무로, 29명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상무보 승진자는 40명이다.
개편된 조직도를 보면 KT가 인공지능(AI) 사업을 확대하고 AI·통신 이외에 신사업을 줄이고 미디어와 IT컨설팅 능력을 강화한다는 큰 그림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사로서의 품격과 로케이션은 유지하되 방만한 사업 팽창을 경계하고 절제된 조직으로 글로벌 경쟁체제로 나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써 조직은 기존 6부문에 6실·1총괄·6본부 체제를 7부문·7실·1총괄·7본부 체제로 재편됐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전략·신사업부문에서 기업(B2B) 사업을 전담하던 신사업 기능은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통합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이 AI·클라우드·플랫폼 등 모든 신사업분야 사업을 총괄하며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로봇, 헬스케어, 모빌리티, 교육, 스마트인프라 분야 별도 담당급 조직은 해체됐는데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과를 보며 통신·AI 이외 신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고 부분적으로 재조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합된 엔터프라이즈부문은 안창용 현 엔터프라이즈부문장 부사장이 계속 조직을 이끌어나간다. 안 부사장은 신사업분야 사업역량을 갖춰 상품의 기획부터 제안·수주·이행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를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또 KT는 기존 컨설팅그룹 조직 위상을 높이고, 전략·신사업부문을 재편해 ‘전략·사업컨설팅부문’을 신설했다. MS와의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으로 탄생했다.
MS와의 협력은 김 대표가 공을 들여온 분야이다. KT컨설팅그룹장인 정우진 전무가 전략·사업컨설팅 부문장을 맡는다.
그는 LG CNS 출신이다. 정우진 전무는 지난해 김영섭 대표의 러브콜을 받고 KT에 합류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AWS를 거친 디지털 클라우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주목을 끄는 미디어부문 신설은 IPTV와 함께 KT스카이라이프·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 등 미디어 그룹사들의 사업 콘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미디어부문장은 전략·신사업 경험이 많은 김채희 전무가 임명됐다.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후 미디어부문 수장으로 낙점한 김채희 전무는 1974년생으로 KT 출신 중 최연소 여성 전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018년 상무로 승진해 AI사업단장과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지낸 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KT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 전무를 맡았다. 그는 해당 분야에서 신사업 역량 강화를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안정적인 운영과 신성장 산업으로의 이행을 준비해 온 김영섭 대표는 대한민국 통신 업계를 대표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이사회 멤버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2년 임기로 GSMA 이사회 멤버로 활동을 하게 된다.
GSMA는 세계 800여개의 통신사업자와 250곳 이상의 제조사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 장비 공급사, 인터넷·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 등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통신 사업자 협의체.
김영섭 대표의 이번 GSMA 이사회 멤버 선임은 GSMA 리더십그룹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로 보인다, 그는 2년 연속 M360 APAC(아시아태평양) 호스트 스폰서 참여, 오픈 게이트웨이 그룹 활동을 펼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GSMA 이사회는 전세계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급 임원으로 구성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KT 외에도 AT&T와 버라이즌, 보다폰 그룹, 텔레포니카 등 세계 주요 통신사의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KT는 물론 김 대표이사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경영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동안 KT가 펼쳐온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혁신 비전에 기반한 AI 내재화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세계 통신 산업의 기여도 등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김영섭 대표이사는 올해를 ‘AICT 컴퍼니’(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정보통신 기술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인공지능(AI) 기반 기업 간 거래(B2B)와 미디어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어제 밝혔다.
김 대표는 2일 오전 신년 타운홀미팅을 열고 “올해는 ‘AICT 컴퍼니로 도약하는 실질적 원년’으로 KT에게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증권가에서는 KT가 몸질 줄이기를 통해 신성장사업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MS와의 협업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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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사진=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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