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6일 "올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선진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해야 하는 점"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비롯해 극복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 올해부터 그룹 완성차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계열사 간 업무를 조율하는 기획조정 업무도 맡았다. 현대차·기아 차원에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유럽에서는 환경규제 강화를 앞두고 전기차 판매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장 부회장은 테슬라·BYD 등 전기차 전문 제작사의 부상과 관련해 "전기차는 전체 생태계 차원에서 같이 봐야 한다"며 "인프라 부분, 나아가 전기차 이후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까지 확장성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담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게 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필요한 곳에 생산을 현지화하기 위한 자원을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자동차 사업이 소비자 수요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전기차,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내연기관 차량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현대차 고가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재출시(리런칭)하는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신공장을 통해 전기차 판매를 늘리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목적기반차량(PBV) 사업을 올해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첫 PBV 모델인) PV5는 화성 전용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며 컨버전 센터 기반의 협업으로 화물운송, 여객 운송, 유틸리티 서비스, 교통약자차량 등 다각도로 활용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B2B 신규 고객뿐 아니라 B2C 고객에게도 최적 차량을 제공해 판매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차급을 내놓는 것은 물론 이동수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곧 들어서는 미국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정책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 김 현대차 사장은 "오랜 기간 계획을 세웠기에 어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본다"며 "(새 행정부가) 시작하기에 앞서 지레짐작할 필요는 없고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호성 사장 역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따라 모델 믹스를 어떻게 가져갈지, 관세를 어떤 식으로 흡수할지가 중요할 텐데 이는 우리만의 이슈가 아닌 모든 업체가 겪는 동일한 이슈이기에 상황에 맞춰 우리가 대응하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이 남들에 뒤지지 않기에 유연성은 다른 업체보다 좋지 않겠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성차·부품 전반의 물류 효율화에 관한 계획도 내놨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해상·육상·항공 등 멀티모달 물류능력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해외 공장 생산 안정화를 위해 KD부품과 대리점 국가에 대한 CKD 통홥관리를 통해 부품공급·물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외부협업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 부회장은 "배터리·수소 등 신기술이나 신사업 분야는 투자 범위가 넓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런 부분에서 협업은 제너럴모터스(GM)뿐 아니라 도요타, 그 외 다른 완성차 업체 등 누구와도 협업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자동차 OEM 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등 여러 부분에서 경계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