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서재화 박사팀이 우주 환경에서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소자의 방사선 내성을 평가하고,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주 탐사를 위한 로켓이나 위성 등에 꼭 필요한 전력반도체의 차세대 소재에 대한 방사선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기반 기술로 기대된다.

우주 방사선은 항공기나 탐사선(로버), 위성 등에 꼭 필요한 전력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심각하게 저하하는 위험요인이다.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몸으로 치면 근육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전력반도체가 문제가 생기면 로켓이나 위성에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
현재 우주 환경에서의 전력반도체 소재로는 실리콘(Si)이 가장 많이 활용되지만, 차세대 주자로는 탄화규소(SiC), 다이아몬드(Diamond) 등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지닌 ‘와이드밴드갭(WBG) 전력반도체’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리콘 전력반도체 단계에서 방사선 내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수준에 그쳐왔지만 , 전기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고에너지 우주 환경 모사를 통해 SiC 전력반도체의 방사선 내성을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가속기 시설의 고에너지 양성자(100 MeV)를 활용해 극한 우주 방사선 실험 환경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우주 환경 조건에서 전기연이 직접 국산화 개발한 SiC 전력반도체의 전압 변화, 피폭으로 인한 누설 전류 증가 및 격자 손상 등 영향성을 체계적으로 분석됐고, 우주 부품으로 SiC 전력반도체가 사용될 때의 장기적인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 기준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핵·방사화학 분야 SCI급 국제 저널인 ‘방사선 물리학 및 화학(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에 논문으로 실렸다.
서재화 박사는 “각종 방사선 영향 파라미터를 설정하고, 유사하게 묘사된 환경에서 핵심 부품을 실험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도 우주 산업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라고 밝히며 “우주·항공뿐만 아니라 의료용 방사선 기기, 원자력 발전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설비, 군수·국방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연구팀은 기술의 범위를 더욱 넓혀 초고에너지급(200MeV 이상) 방사선 조건에서의 SiC 전력반도체 신뢰성 평가와 함께 ‘차세대 내방사(radiation-resistance) 전력반도체’ 소자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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