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육 현장에서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와 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인공지능 부문의 실력가 집단"이라며 김일성종합대학교 인공지능 기술연구소를 소개했다.
이들이 연구하는 자료에는 'GPT-4 실례: 글짓기'라는 제목이 있었다.
한철진 김일성대 박사는 조선의 소리에 "선진 기술을 깊이 있게 습득할 수 있는 묘리와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적 관계인 미국에서 만들어낸 AI지만, 기술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챗GPT도 연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챗GPT를 연구하면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챗GPT를 쓰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데, 북한에서는 인터넷망에 접속하는 것이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미 AI 기술을 해킹 등 공작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하는 정황이 확인됐다.
구글위협정보그룹(GTIG)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북한이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활용해 주한미군의 작전 정보를 탐색하거나 가상자산 및 금융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해킹을 시도했다고 분석했다.
AI를 통해 가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취업 정보 및 네트워킹 사이트인 '링크드인(Linkedin)'에서 서방 기업에 위장 취업하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픈AI는 챗GPT를 악용한 북한 관련 계정을 적발하고 이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삭제된 계정들은 허위 이력서 작성, 온라인 프로필 생성 등을 위해 챗GPT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역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AI 열풍에 관련 소식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7일 중국의 딥시크 돌풍과 정보 유출 우려 속 딥시크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을 전했다.
조선신보는 "서방 나라 언론은 '중국 정부에 정보가 유출하는 위험성이 있다'며 중국산 AI에 부정적인 딱지를 붙이고 정부와 기업은 그 접속을 차단하는 조처를 하여 국제적인 '딥시크포위망'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저비용으로 미국 기업 '오픈 AI'의 제품인 '챗GPT에 필적하는 AI"라며 "챗GPT는 폐쇄형이지만 딥시크는 오픈소스에 기반한 개방형이다.
오픈소스를 쓰면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세계적 범위의 개발자 공동체에서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딥시크의 성공은 중국의 승리라기보다는 미국의 패배를 의미한다"며 "제재와 봉쇄로는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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