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엔진개발 인력 확충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우주항공시장을 접수하겠다는 게 목표지만 국내 기술 수준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9일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법인을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삼고 2028년까지 R&D 인력을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엔진 관련 연구 인력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 항공 엔진 제작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 주력 항공기 엔진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 국산화 엔진을 생산한다.
지난해 4월 45년간 누적 엔진 생산 1만대를 달성했다.
그만큼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위상을 갖고 있다.
공군 주력기 엔진 생산과 함께 총 5700대의 항공 유지·보수·정비(MRO)도 하면서 국내 유일 엔진 설계·생산·MRO 통합 역량을 갖췄다.
다만, 6세대 전투기 엔진과 무인기 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투기 기체 개발 수준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독일, 스웨덴 등과 함께 세계 최정상급 수준이지만 항공 엔진은 아직 독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해외 도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인 KF -21도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라이선스 기술로 국내에서 면허 생산한다.
미국 방산기업들도 우리 기업에 엔진 생산을 맡길 때 핵심인 하이 프레셔 터빈 같은 기술은 공유하지 않는다.
업계는 국내 기술은 선진국 대비 약 70% 수준이며, 소재 기술은 40~50% 정도의 기술만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방산 관련 99개 대분류 기술 수준 중 미흡한 기술은 6개다.
이 가운데 4개가 항공 분야로 선정됐다.
인력도 부족하다.
지난해 초 기준 방위사업청(방사청) 추산에 따르면 엔진 관련 인력은 기업에 250여명, 교수 등 대학교에 220명 정도가 있다.
이는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미국 등은 전략 자산의 기술 유출을 우려해 엔진 관련 기술 이전을 적극 통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앞으로 해외 의존 기술들을 완전히 내재화시키기 위해 첨단 엔진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2030년 중후반까지 정부와 함께 KF-21 엔진과 동급인 1만5000파운드급 엔진을 독자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인력 확보뿐만 아니라 인프라(기반시설) 투자도 늘리고 있다.
400억원을 투입해 창원공장 내에 1만6500㎡(약 5000평) 규모의 스마트 엔진 공장을 증설 중이다.
한화에어로는 작년에 연구개발비로 8878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큰 규모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도 항공 엔진을 독자 개발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추력 5500lbf(파운드 힘)급 무인기용 터보팬 엔진을 개발 중이며, 1만8000lbf 터보팬 엔진 핵심 구성품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에 정부도 항공엔진 분야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 초 신성장원천기술을 확대하면서 가스터빈 엔진 등 추진체계 기술, 군사위성체계 기술,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 등을 신규로 지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엔진 분야의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대 중후반까지 글로벌 수준의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항공 엔진 독자 개발은 안보 강화는 물론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전투기 엔진은 무인기 드론, 우주 로켓 등과도 연관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개발 비용은 5조~6조 원으로 추산, 개발 완료 후 경제적 효과는 직간접적으로 연간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항공 엔진 시장은 2029년 약 1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