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IT/테크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최고기술자에게 듣는다]⑤김제영 LG엔솔 CTO "시간이 쌓은 R&D 특허가 무기…우리없인 리튬배터리 못만들어"

LG에너지솔루션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김제영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는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경쟁하기 위한 핵심 기술력으로 ‘건식 전극’을 꼽았다.
비용을 낮출 수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올해 상반기 내에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가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봤다.
구광모 LG회장이 최근 배터리를 LG의 대표적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연구개발(R&D)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건식 전극으로 LFP 경쟁력 높인다

김 전무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건 건식 전극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양극과 음극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극 제조에서 사용되는 습식 공정에선 활물질에 용매를 섞어 슬러리를 만든 후 알루미늄(양극)이나 구리(음극) 집전체에 코팅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건식 전극 기술은 슬러리를 만들지 않고 직접 집전체에 활물질을 코팅하기 때문에 건조 과정이 필요없다.
또 습식 공정에서 전극을 건조하는 과정에 필요한 길이 100m 가량의 공간도 건식에선 불필요하다.


김 전무는 "건식 전극 기술은 공정 혁신을 통해 공장 면적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가공비를 15% 이상 낮출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LFP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식 전극 기술은 보급형 전기차 시장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셀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요 기술"이라며 "친환경 니즈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충북 오창 공장에서 건식 전극 파일럿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46시리즈 배터리 양산 시점을 올해 상반기 내로 잡았다.
46시리즈는 지름이 46㎜인 원통형 배터리를 가리킨다.
길이에 따라 4680, 4695, 46120 등 다양한 버전으로 개발되고 있어 ‘46시리즈’로 통칭하고 있다.
46 시리즈는 기존 2170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향상할 수 있고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공장에 연간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46 시리즈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단독 공장에서도 46시리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화재 안전성을 강화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김 전무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술적 장점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대량 생산 기술, 가격 경쟁력, 기존 배터리와의 경쟁 등의 문제로 주류 시장으로 편입하는 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엔솔 특허, 中의 2배

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큰 무기로 ‘특허’를 내세웠다.
그는 "지난 30년간 그 어떤 경쟁사보다 앞서 R&D에 투자해 ‘시간의 축적(Accumulation of Time)’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특허"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소재, 셀, 팩,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전 분야에서 2024년 11월 기준 4만6734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이는 중국 경쟁사(2만2884건) 대비 두배 이상 많다.


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선 후발 업체가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조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글로벌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정당한 대가를 받는 특허 풀(poo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경쟁력 향상’과 ‘선행 기술 확보’에 R&D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전무는 "선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고전압 NCM, 고용량 실리콘 카본 음극재, 건식 전극 기술, 전고체·리튬황·바이폴라 배터리 기술의 R&D를 활발히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고전압 NCM 기술은 니켈 함량을 줄이는 대신 전압을 높여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기술로 중국 LFP의 대항마로 여겨지고 있다.


김 전무는 5년 후, 10년 후의 전기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지능형 모빌리티의 허브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충전 인프라 확대와 V2G(Vehicle-to-Grid·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배터리의 남은 전력을 이용하는 기술)의 보급을 통해 전기차는 에너지저장소 역할까지 담당할 전망이다.


미래 전기차를 준비하려면 배터리 기술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
김 전무는 "미래 배터리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휴대용 전자기기, 스마트 그리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 장수명, 친환경성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첨부파일
  • newhub_2025032513054482368_1742875544.jpg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