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 경제 전문 방송인 CNBC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 연구 분석 기관인 세미어낼리시스(SemiAnalysis)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이룬 영향력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옵티머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선두주자다.
테슬라는 올해 약 5000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1000대 이상의 옵티머스를 테슬라 공장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그런데 테슬라는 앱트로닉,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미국 경쟁업체보다는 앞서 있지만, 중국 기업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 세미어낼리시스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능형 로봇 시스템, 특히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유일한 국가는 중국”이라며 “미국은 모든 면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의 2월 연구 노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인간형’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특허 출원 수에서 중국은 5688건으로 미국의 1483건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지난달 전자상거래 플랫폼 제이디닷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를 판매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로봇 스타트업 아기봇은 옵티머스와 마찬가지로 올해 5000대 생산이 목표다.
BYD와 지리 등은 테슬라보다 앞서 이미 유니트리의 로봇을 일부 공장에 배치하고 있다.
또한 유니트리는 지난 1월 가장 성능이 뛰어난 로봇 16대가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추는 시연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샤오미와 BYD, 체리, 샤오펑 등의 전기차 제조사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
옵티머스의 경우 판매가가 2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대량 생산, 짧은 연구 개발 주기, 저렴한 중국산 부품 등의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액수다.
그러나 유니트리는 지난 5월 소비자 대상으로 1만6000달러에 인간형 로봇을 출시했다.
세미어낼리시스의 분석가 레이크 크누누트센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국내 또는 동맹국을 통한 강력한 제조 및 산업 기반을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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