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으로 눈 사라지고 꽃 가득" 美 규제 무력화한 中 화웨이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01 10:33:53

중국 정보기술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순환회장이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를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멍완저우는 지난달 31일 2024년 화웨이 연차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인공지능(AI)시대에 대비해온 성과를 과시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산꼭대기의 눈은 미국의 규제를, 봄바람은 화웨이로 해석할 수 있다.
멍 순환회장은 미국 정부에 의해 캐나다에 3년간 구금되는 수난을 겪다 2021년 석방돼 귀국한 바 있다.
미·중 기술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다.

미국에 의해 서방에서 차단된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2.4%나 증가하며 미국의 규제 이전인 2020년 수준의 매출에 바짝 근접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중국 1위도 다시 탈환했다.

화웨이는 AI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은 물론, 통신장비, AI 용 반도체, 자율주행 시스템 등 대부분의 사업에서 성과를 일궈냈다.
미국의 규제는 AI 시대가 본격화하기 이전에 시작됐지만, 화웨이는 AI시대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멍은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자신들을 더 발전시켰음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진보는 어렵게 얻은 것이다.
우리가 계속 전진할 수 있도록 힘을 준 전 세계 고객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언급했다.
화웨이는 서방권 수출이 차단된 이후 자국은 물론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했고, 새롭게 확보한 고객과 공급망을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멍 순환회장은 "AI가 가져온 변화는 놀랍고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AI 연산 능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고, 이는 곧 화웨이에 새로운 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화웨이는 단기적인 유행이나 시장의 거품을 추구하지 않고, 탄탄한 기반 기술 구축과 지속적인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멍은 이어 미국과의 AI 경쟁을 위해 "향후 3년간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초 기술 분야에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해에도 매출액의 20.8%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멍 순환회장은 "거대한 나무는 작은 묘목에서 자란다"며 컴퓨팅 산업의 꽃을 피우기 위한 비옥한 토양을 확보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화웨이가 선보인 그래픽 처리장치(GPU) 어센드(Ascend)는 딥시크의 추론 AI모델인 R1 개발의 기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에서 GPU를 자체 개발해 미국에 맞서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 거의 유일하다.

멍 순환회장은 어센드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쿤펑(Kunfeng)이 665만명의 개발자와 8500개 이상의 파트너를 유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1월 중국 내 쿠다(CUDA) 개발자가 150만명에 달한다고 언급한 것보다도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