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르면 올해 말 루마니아 남부 담보비차(Dambovita)에 현지 공장을 착공한다.
호주에 이은 두 번째 현지 공장으로 유럽의 K-방산 견제를 뚫고 급증하는 유럽 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 내정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언론간담회에서 "2년 안에 루마니아 공장 건설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장은 준공까지 2년이 걸려 2027년 하반기 또는 2028년에 본격 가동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담보비차는 금속 가공과 기계, 섬유 산업 등이 발달한 경제 중심지다.
루마니아 최대 철강 공장이 위치하며, 삼성물산과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회사와 협력해 추진 중인 소형원전도 이곳에 구축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에 공장을 건립한 것은 루마니아 시장개척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8000억 유로(약 1273조 원) 이상을 투입해 EU 회원국의 무기 보유를 늘리는 ‘유럽 재무장’ 정책을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7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차 36대 등을 공급하는 1조3828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루마니아 현지 공장에서 K9 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차 생산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어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도 겨냥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30억 유로(4조7000억 원) 규모의 장갑차 구매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K21 레드백 차량은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는 현지 생산 등 루마니아와 협업을 무기로 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배진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루마니아 법인장은 최근 슈테판 라두 오프레아(Stefan-Radu Oprea) 루마니아 총리실장(장관급)과 만나 현지 공장 건설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MRO(유지·보수·운영) 시장도 겨냥한다.
루마니아는 앞서 대규모 무기를 수출한 폴란드 등과 인접해 있다.
또한 K9 자주포는 루마니아를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10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유럽에 공장이 있을 경우 이들 무기에 대한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000억 원 유상증가를 발표하면서 조달 금액 중 1조6000억 원을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지상 방산 거점 투자와 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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