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SKT)이 ‘자강과 협력’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개발 중인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통신사가 아닌 'AI 컴퍼니'로서 업계 인정을 받고 있다.
2일 SKT에 따르면, 자사 LLM 모델인 ‘에이닷엑스(A.DotX) 4.0’ 버전을 상반기 중 공개, 하반기에는 사진·문서 이해 등 멀티 모달(동시 인식이해) 기능과 추론 모델을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SKT는 에이닷엑스를 에이닷전화, 에이닷앱, 에이닷비즈 등 다양한 AI 서비스에서 핵심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
에이닷전화에서는 통화 요약 서비스를 제공하며, 에이닷앱에서는 챗GPT, 클로드(앤트로픽), 제미나이(구글), 퍼플렉시티 등과 함께 에이닷엑스를 LLM 엔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 업데이트 예정인 에이닷엑스 4.0은 한국어 지식 성능에 강점을 지닌 고효율 한국어 특화 LLM으로, 토크나이저(텍스트를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인 토큰으로 분리하는 도구) 효율이 기존보다 1.5배 이상 향상됐다.
외산 LLM과 비교했을 때 한국어 처리 능력이 뛰어나며, 사용자 이용 패턴을 반영해 지속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연내 예정인 AI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에이닷비즈’도 에이닷엑스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SK C&C와 공동 개발 중인 ‘에이닷비즈’는 일상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법무, 세무, 홍보(PR) 등 전문 영역에서도 다양한 LLM을 활용해 성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AI 업계에서는 SKT가 국내 통신 3사 중 가장 빠른 자체 LLM 개발 속도를 보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AI 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곳은 많지 않다”며 “동종업계와 학계에서도 SKT를 통신사 중 1순위로 꼽는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 효과도 SKT의 LLM 개발이 가져온 또 다른 성과다.
에이닷전화의 통화 요약 서비스는 하루 1000만 건에 달하는 요약 작업을 에이닷엑스로 전면 전환하면서 기존 대비 비용을 65%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개인 이용자 측면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에이닷 가입자 수는 890만 명으로, 정식 서비스가 개시된 2023년 9월(180만 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20세 미만 이용자 수 기준으로는 챗GPT, 뤼튼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젊은 고객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SKT는 앞으로도 에이닷엑스 성능과 활용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김용훈 SKT 에이닷사업부장은 “에이닷은 인공지능 전환(AX)부터 챗GPT까지 글로벌 핵심 AI 모델을 한 곳에서 비교하며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지속적으로 AI 모델과 다양한 AI 편의 기능을 추가해 고객들의 AI 에이전트 체험 편의를 높이고 사용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