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와 충돌한 ‘1100억원’짜리 F-35A 전투기가 비상착륙 3년 만에 분해됐다.
공중 운송이나 육상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분해 상태에서 이르면 이번 주 본 기지인 청주 비행장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1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5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가 2주간의 분해 작업 끝에 이르면 이번 주 이송 작업을 시작한다.
이 관계자는 "이송 문제를 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민간 운송업체와 2000만원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체가 손상된 F-35A는 지난 2022년 1월 독수리와 충돌하면서 서산 비행장에 비상착륙 했다.
엔진 등 300여곳이 손상됐는데 수리 기간만 4년, 비용은 1400억원으로 추산됐다.
신규 구매비용이 11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결국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는 지난해 4월과 5월, 운용 2년 만에 폐기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송 전 분해 작업을 한 것은 기지인 청주 비행장으로 옮길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공중으로 운송하려면 우리 군이 보유한 기동헬기 CH-47 ‘치누크’를 이용해 운송해야 하는데 F-35 전투기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
치누크의 적재중량은 1t 안팎. F-35A의 중량은 1.3t이다.
결국 공중으로 이동하려면 주한미군에 배치된 CH -53K‘킹 스탤리온’ 대형수송헬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CH -53K는 미군이 운용 중인 CH -53E 슈퍼 스탈리온을 개량한 최신형 대형 헬기다.
최대 16.3t의 화물 수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주한미군 헬기 사용을 거절했다.
육상로를 이용한 이송도 만만치 않다.
F-35A의 크기는 길이 15.7m, 높이 4.38m, 전폭 10.7m다.
F-35A를 청주에서 서산까지 약 100㎞ 거리인데 육상으로 옮기려면 2차선 도로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
가로수 등 장애물도 많다.
결국 분해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F-35A가 본 기지인 청주 비행장으로 옮겨지면 조종사교육과 정비사 훈련 장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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