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플랫폼 무신사가 돌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것을 고려해 비상경영 선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1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미팅을 개최하고 비상 경영 체제 선포했다.
박 대표는 "여러 가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무신사 비즈니스의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어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무신사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내부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무신사의 매출은 연결 기준 1조2427억원 전년 대비 2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거래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무신사는 비상경영 기간 동안에 임원들의 주말 출근을 지시하고, 조직별 슬림화로 운영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비상경영의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과감한 투자와 잘 짜여진 계획대로 실행해 나간다면 현재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가 비상 경영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조만호 무신사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무신사 창업자인 조 대표는 2021년 6월 대표직에서 사임한 뒤, 지난해 3월 말 경영에 복귀했다.
조 대표의 복귀 후 무신사는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소비 심리가 둔화되고 투자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어 위기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매 분기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IPO 절차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에 돌입한 탓에, 투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선제적인 비상 경영 선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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