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비전 아래 모든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 등 가전 사용에 제약이 있는 이들을 위한 접근성 기능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기술'을 구현하려는 삼성전자의 철학을 반영한다.
이보나 삼성전자 디지털가전(DA)사업부 상무는 18일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에서 "가전을 사용할 때는 보고, 듣고, 만지는 인체 감각과 인지력, 근력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며 "이런 동작들이 누군가에게는 한계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누구나 최신 기술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사용성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품 버튼에 촉각 스티커를 제공하고, 접근성 사운드를 넣거나 휠체어 사용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조작부 위치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 중이다.

사용자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접근성 기능에 대해 묻자 이 상무는 '비스포크 AI 콤보'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예로 들었다.
"기존에는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적힌 다이얼을 돌려야 했지만 이제는 탑재된 스크린으로 큰 글씨를 통해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주로 사용하는 코스를 인공지능(AI)가 분석해 상위 화면으로 띄워준다"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싱스' 루틴을 활용하면 가전이 있는 곳까지 가지 않고도 '나 잘게'라는 음성 명령 하나로 조명과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년형 비스포크 AI 신제품에는 목소리를 식별하는 '보이스ID' 기술이 적용됐다.
이 상무는 "접근성 사용자에게 맞는 접근성 설정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탑재돼 동작 상태를 음성으로 물어볼 수 있고, 주요 알림은 음성으로 안내된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던 '오토 오픈 도어' 기능도 확대됐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에서 가볍게 터치하거나 '세탁기 문 열어 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기능이다.
이 상무는 가전 접근성 강화를 위해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평가, 자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크린 가전의 음성 안내, 시인성 개선을 위한 접근성 기능은 오는 6월 유럽접근성법안에도 부합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내에서도 접근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 중이다.
장애인 임직원과 그 가족이 참여하는 '삼성 패밀리 서포터즈', DX부문 임직원 리소스 그룹 등이다.

협업 결과로 나온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됐다.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이 "스마트싱스에 연결만 하면 편한데, 정작 연결 과정이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삼성전자는 시각보조앱 '설리번 플러스' 개발사인 투아트와 협업했다.
이 상무는 "가전제품을 인식해 스마트싱스로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전용 모드를 도입했다"며 "설리번 플러스는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로 선정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랍을 당기기 어려운 사용자들을 위해 부착형 손잡이 보조 기기를 개발해 3D 보조 기기 개조·제작 공공 플랫폼 '잇다(ITDA)'에 도면을 공개하고 필요한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등 다양한 보조기기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향후 방향에 대해 이 상무는 "기술의 혜택을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를 포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반영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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