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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공개 후 인기 만화 '사카모토 데이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귀멸의 칼날'(왼쪽부터). |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화가 비주류에서 주류로 등극했다.
압도적인 20대 예매율로 지난해 예스24 티켓 판매 1위를 차지한 이토준지 호러하우스를 비롯해 원피스, 드래곤 볼 등으로 알려진 슈에이샤 대표 만화의 굿즈를 모은 더현대 팝업 성황까지 만화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만화계 ‘큰손’ 된 1020세대
만화책 판매량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2023년 돌풍을 일으켰던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원작 슬램덩크의 인기로 만화 분야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폭 감소했던 판매량은 신간 출간 등의 영향으로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8% 반등했다.
모바일 웹툰이 익숙한 1020세대가 실물 소장을 위해 종이 만화책을 구매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만화·라이트노벨 분야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최근 6년간 매년 꾸준히 상승했으며 올해는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라 전체 만화 구매자 3명 중 1명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2020년 1% 미만에 불과했던 10대 구매자 비율은 올해 10%대를 기록하며 알파 세대에 부는 만화책 열풍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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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인기 만화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
1020세대의 영향력은 베스트셀러 순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5위 구매자 연령대 분석 결과 팬텀 버스터즈 2, 사카모토 데이즈 20 트리플 특전판, 사카모토 데이즈 19 트리플 특전판,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42 4권 모두 1020세대 구매 비율이 60%를 넘기며 20대와 10대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30여년 가까이 연재되며 3040세대의 열성적인 지지를 얻는 원피스 ONE PIECE 110와 열혈강호 92를 제외하면 모두 비교적 최신작인 점도 눈에 띄었다.
◆OTT에서 보고, 만화책으로 소장한다
독자들은 OTT로 접한 애니메이션 원작을 직접 소장하기 위해 만화책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OTT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급증한 2020년 이후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먼저 시청한 후 원작 만화책을 찾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베스트셀러 2위와 4위를 차지한 사카모토 데이즈의 경우 지난 1월 애니메이션이 공개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화려한 액션신과 기발한 세계관으로 확보한 기존 팬층의 구매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OTT 공개 이후 대중의 지지를 받아 원작 만화책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애니메이션 7기가 공개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도 큰 사랑을 받으며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베스트셀러 5, 6위에 자리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OTT 공개 시점과 원작 만화의 베스트셀러 줄 세우기 시점이 동일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2021년 붐을 불러일으켰던 귀멸의 칼날 시즌1 공개 이후 원작 만화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2021년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위부터 24위를 모두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2022년에는 스파이 패밀리와 체인소 맨, 2023년에는 최애의 아이 등이 애니메이션 공개와 함께 만화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를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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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데이즈', '팬텀 버스터즈'(왼쪽부터) 인기 굿즈. |
초판 한정판·굿즈 한정판 등 특별한 굿즈의 존재도 만화책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만화 일러스트를 활용한 책갈피·포토카드·키링·아크릴 스탠드 등이 대표적이며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정 출시돼 예약판매 첫날부터 오픈런 현상을 빚는다.
실제로 올해 만화·라이트노벨 분야 베스트셀러 10위권 도서 모두 오픈 첫날 판매량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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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마 야마 대표 작품 |
각종 취미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덕질’하는 팬들이 많이 모인 X(구 트위터) 등 SNS에서 ‘밈’으로 화제된 만화의 판매량이 상승하기도 한다.
SNS를 통해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작가로는 구매자 중 50% 이상이 20대일 정도로 젊은 세대 내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와야마 야마’가 있다.
작가의 데뷔작 ‘빠졌어, 너에게’ 속 한 장면이 X에서 57만회 이상 조회되는 유명한 밈이 되는 등, 특유의 과장되지 않은 건조한 유머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판매를 견인했다.
2024년 출간된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과 ‘여학교의 별 3’의 경우 모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 4월 2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여학교의 별 4’는 출간과 동시에 4월 2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등극하며 올해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권문경 예스24 만화·라이트노벨 PD는 “최근 만화 시장의 베스트셀러는 콘텐츠의 최전선에 있는 1020세대의 손에서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만화의 경우 일부 마니아층이 향유하는 콘텐츠로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시리즈가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1020세대에게 일상적 콘텐츠로 자리잡은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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