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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식었어도… 깊어진 ‘부부의 情’

19일 ‘히어’·26일 ‘첫 번째 키스’ 개봉

겨울의 막바지에 부부생활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상실을 다룬 영화 두 편이 도착했다.
연애 초기의 열정이 사라진 지 오래인 부부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는 모습을 아련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들이지만 전개 방식은 상이하다.
한 작품은 공간을 중심으로 기억을 쌓아나가고, 다른 작품은 시간을 축으로 존재를 축적한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히어(Here)’의 카메라는 시종일관 고정된 위치에서 미국 어느 가정집의 거실을 비춘다.
한 장소에서 시점을 고정한 채, 수십억년 전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시간을 초월해 겹쳐 보여준다.
이 중 극의 중심이 되는 건 이 집에서 나고 자라 황혼을 맞은 리키(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마가렛(로빈 라이트)의 이야기다.
18살 리키가 여자친구 마가렛을 집에 데려와 부모님께 소개하고, 아이가 생긴 둘이 결혼을 하며, 딸을 기르느라 꿈 대신 생업을 택해 늙어가는 세월 등 부부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다.
대부분이 그러하듯 리키와 마가렛도 직장과 돈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양육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족을 지탱한 건 사랑이다.
노년이 된 리키는 읊조린다.
“그래도 난 여기(here)가 좋았어.”

‘포레스트 검프’(1994)의 ‘검프’와 ‘제니’ 커플로 합을 맞췄던 톰 행크스와 로빈 라이트가 30년 만에 재회했다.
‘포레스트 검프’의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와 각본가 에릭 로스도 의기투합했다.
저메키스는 ‘히어’의 전반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시각효과를 적용, 낮은 제작비로 두 배우의 청년 시절부터 중년, 노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큰 주목을 받았다.
26일 개봉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 ‘첫 번째 키스’는 영화 ‘괴물’(2023)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거머쥔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맡았다.

40대 중반 여성 칸나(마쓰 다카코)는 몇 달 전 불의의 사고로 남편 카케루(마쓰무라 호쿠토)를 잃었다.
전철 철로에 떨어진 아기를 구하려 몸을 던진 남편이 변을 당한 것. 사람들은 카케루의 희생정신에 감복하며 부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안까지 하지만, 칸나는 내심 죽은 남편을 원망한다.

실은 카케루는 사망하던 날 이혼 서류를 관청에 제출하려던 참이었다.
둘은 최악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기 직전이었다.
분명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언젠가부터 부부 관계가 덜컹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커다란 싸움 끝에 부부는 서로 눈을 맞추며 대화하거나 식사를 함께하지 않는 사이가 돼버렸다.

그렇게 남편을 떠나보낸 칸나는 신비한 터널로 빨려들어 카케루와 처음 마주친 15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아내에게 출근 인사를 하는 것마저 어색해하는 중년의 남편과 달리, 다시 만난 청년 카케루는 맑고 순수한 남자다.
칸나는 남편을 두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듯한 설렘을 느낀다.
카케루 역시 칸나에게 연애감정을 느낀다.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온 칸나는 타임슬립(시간여행) 때 선택한 행위의 여파로 현재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칸나는 다시 타임슬립을 해 카케루가 죽지 않는 현재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다.

이혼 위기를 맞은 중년 여성이 시간을 거슬러 젊은 시절의 남편을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이건 바람일까 아니면 부부애일까? 결혼생활과 가족에 대해 그리는 영화와 드라마 각본을 즐겨 써온 사카모토 유지는 이 작품에서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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