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불모지서 벌써 6번째 앨범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이 원동력”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넷이 하나를 완성시키는 작업이다 보니까 그 성취감이라는 게 배로 오는 것 같습니다.
정말 살을 깎고 피 터지게 고생해서 나온 결과물이 만족됐을 때 오는 성취감이 솔로 작업 때보다 훨씬 컸습니다.
”(김영욱)
척박한 풍토의 국내 실내악 무대에서 꾸준한 성취를 이룬 결과 데뷔 20주년을 바라보게 된 노부스 콰르텟이 여섯 번째 국제 앨범을 내면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원동력”이라고 지난 과정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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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18일 서울 용산구 사운즈S에서 신보 ‘브람스’를 소개하는 연주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이올린 김영욱·김재영, 첼로 이원해, 비올라 김규현. 연합뉴스 |
실내악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2007년 결성해 올해로 19년 차를 맞은 노부스 콰르텟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리더)·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가 구성원이다.
뮌헨 ARD 콩쿠르 2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우승을 했고, 실내악의 성지인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김재영은 “전에는 해내야 하는 게 목적지로 주어지고 도전해서 이뤄내는 과정들이었다.
(해내야 하는 것들이) 뚜렷했는데 지금부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직업적 소명과 음악에 대한 철학이 없으면 길게 보고 가지 못하는 것 같다.
스스로 도전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브람스의 현악 사중주 1∼3번 전곡을 녹음한 새 앨범에 대해 “음악적인 성취에 고무되는 음반”이라고 자평했다.
브람스는 10개가 넘는 현악사중주 곡을 작곡했지만, 3곡 외에 다 폐기했다고 알려질 만큼 완벽에 집착한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김재영은 “너무 빼곡하게 내용이 차 있고 구성도 완벽히 짜여서 너무 뚱뚱하고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저희는 덜어낼 건 덜어내면서 중요한 구성적 기둥을 잡아서 (연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주로 전곡 녹음을 하는 이유에 대해 김재영은 “(전곡 연주의) 경험들이 성취감이란 단어로는 부족한, 음악적인 성장과 한 작곡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깊이감을 준다”며 “그런 것들에 대한 중독 아닌 중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음반 발매를 기념해 25일 강릉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연주를 한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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