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강연 끝낸 후 뒤풀이 자리에서 그 지역 신문기자가
거반 빈 잔에 맥주 새로 부어주며 물었다.
혹시 돌아가실 때 하실 말씀
준비된 게 있습니까?
강연 끝내고 돌아가며
남기고 싶은 말 있느냐 묻는다 생각하고
‘만족스럽습니다.
청중의 반응도 참 좋았고.’
대답하자 아차! 기자의 얼굴에 금시
그런 질문 아니라는 표정이 지어졌다.
맥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시고
다시 답했다.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
’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사) 수록
●황동규
△1938년 서울 출생.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 시집 ‘어떤 개인 날’, ‘풍장’, ‘외계인’ 등 발표.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등 수상.
△1938년 서울 출생.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 시집 ‘어떤 개인 날’, ‘풍장’, ‘외계인’ 등 발표.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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