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오페라 '마술피리' 아리아 중에는 독특하고 유쾌한 리듬의 '파, 파, 파, 파파게노'라는 제목의 이중창이 있다.
파파게노는 극 중 인물의 이름인데, 주인공인 타미노 왕자와 함께 모험을 나서는 새잡이다.
극 중 파파게노가 연인 파파게나와 함께 부르는 이중창이 '파, 파, 파, 파파게노'다.
파파게나는 노파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인물.
파파게노는 처음에는 노파인 파파게나의 추근댐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평생 혼자 살게될 것이라는 파파게나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파파게나에게 사랑을 맹세하는데 그 순간 파파게나가 저주에 풀린듯 절세 미녀로 변신한다.
이후 눈이 맞은 파파게노와 파파게나가 서로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함께 하는 아리아가 '파, 파, 파, 파파게노'다.
이 이중창이 서울시극단의 올해 첫 연극 '코믹'에 등장한다.
코믹은 프롤로그와 짧은 연극 9개를 엮은 옴니버스극이다.
유쾌한 리듬의 '파, 파, 파, 파파게노'는 여섯 번째 에피소드 '새 장수'에 등장한다.

코믹의 원작은 독일의 배우 겸 극작가 카를 발렌틴(1882~1948)의 희곡 '변두리 극장(Theater in der Vorstadt)'이다.
변두리 극장은 여러 단편을 모은 선집인데 코믹은 이 중 9개 에피소드를 선별해 공연한다.
배우 8명이 짧게 이어지는 9개 에피소드에서 30개 배역을 소화한다.
임도완 연출이 작품을 고르고 각색까지 맡았다.
18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만난 임도완 연출은 "변두리 극장을 처음에 읽었을 때 재미있기는 했는데 193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라 굉장히 오래된 느낌을 받았다"며 "어떤 작품들은 만담 정도의 느낌이어서 그대로 하면 좀 어려울 것 같아 각색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코미디극 '스카팽'으로 화제를 모은 임도완 연출이 새롭게 선보이는 코미디극이어서 주목된다.
2019년 임도완 연출이 국립극단에서 초연한 '스카팽'은 그해 '올해의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되고 제56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관객들도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아 국립극단은 2020년, 2022년, 2024년 잇달아 스카팽을 무대에 올렸다.
임도완 연출은 새롭게 또 코미디극을 연출한 것과 관련해 "시국이 어수선한데 관객들이 마음 편하게 보고 웃으면서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믹'이라는 제목도 자신이 직접 지었다고 했다.
"특별한 의미보다는 눈에 잘 띄고 사람들한테 좀 관심을 끌지 않을까 싶었다.
"

극에서는 배우들이 다양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 사투리는 물론 북한과 연변 사투리까지 사용된다.
임도완 연출은 "사투리는 내 작품에 늘 등장한다"며 "서울말은 억양도 그렇고 좀 재미가 없다"고 했다.
임 연출은 "경상도 사투리나 다른 사투리를 쓰면 억양도 있고 해서 사실 대사 전달이 더 잘 된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냥 서울말을 하면 리듬감이 잘 살아나지 않을 것 같았고, 다양한 군상을 좀 보여주는 게 좋겠다 싶어서 사투리를 넣었다"고 덧붙였다.
임 연출은 발렌틴이 세계 연극계에 큰 영향을 끼친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가라도도 했다.
그는 "발렌틴의 작품 곳곳에서 브레이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줬던 사람이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코믹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오는 28일 개막해 4월20일까지 공연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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