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불교 정신이 담긴 '사찰음식'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다고 21일 예고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무형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찰음식은 사찰에서 전승돼 온 음식으로, 승려들의 수행식과 발우공양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식사법을 포괄한다.
불교 사상에 기초해 하나같이 육류와 생선,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한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파되고 오랜 기간 한국의 식문화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
관련 기록은 고려시대 문헌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조계진각국사어록(曹溪眞覺國師語錄)', '목은시고(牧隱詩藁)' 등에서 확인된다.
채식 만두, 산갓김치 등에 관한 내용이 기술돼 있다.
조선시대 '묵재일기(默齋日記)', '산중일기(山中日記)' 등에서 사찰이 두부, 메주 등 장류와 저장 음식의 주요 공급처 역할을 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크게 네 가지 점에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봤다.
▲불교가 전래한 뒤 발전해오며 현재까지 이어져 온다는 점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해 음식문화를 형성했다는 점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조리 방식과 지역 식재료 활용 및 향토성 반영 ▲전통적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 재해석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에 일조한다는 점 등이다.

다만 사찰마다 다양한 조리법이 이어져 오고, 사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전승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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