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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악기’ 오르간, 7초 만에 운명을 느낀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인터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첫 내한 무대를 연다.
2007년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필하모닉 무대에서 협연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은 후 2017년부터 함부르크 엘프 필하모니홀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26일 국내 언론과 서면인터뷰에서 당대 정상급 오르가니스트는 파이프 오르간과 처음 만나던 순간을 ‘교회 문이 열리던 날’로 회상했다.
구소련 치하 라트비아에서 1976년 태어났기에 음반으로만 오르간 연주를 접하다가 1991년 라트비아가 독립하고 교회 문이 열리던 순간에야 오르간 건반 앞에 설 수 있었다는 사연이다.


“어릴 때부터 오르간이 존재한다는 건 알았지만, 교회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실물을 볼 수 없었어요. 당시 소련 통치 아래에서 종교는 금지된 영역이었고, 교회 방문 자체가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었죠. 저는 어머니가 소장하고 있던 LP 레코드를 통해 오르간 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그 소리는 마치 닿을 수 없는 신성한 존재 같았습니다.
1991년 라트비아가 독립하고, 교회 문이 다시 열렸을 때 저는 바로 오르간 건반 앞에 서게 됐습니다.
첫 건반을 만지는 순간, 단 7초 만에 이 악기와 사랑에 빠졌고, 제 운명이자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고전과 현대 음악을 폭넓게 아우르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인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
4월 2일 롯데콘서트홀, 5일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그녀의 첫 한국 리사이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4년 늦춰진 무대인 만큼 더욱 각별하다.
2021년 첫 내한 무대 취소 경험에 대해 압칼나는 “모든 일이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고 믿는다.
우리는 삶을 예측할 수 없으며,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제 이렇게 드디어 한국에 와서 연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투어에서 압칼나는 롯데콘서트홀의 리거 오르간과 부천아트센터의 카사방 프레르 오르간이라는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한다.
압칼나는 두 오르간 차이에 대해 모두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콘서트 오르간은 독특한 영혼과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연 하루 전에 도착해도 최소 8시간 이상 리허설하며 각 오르간의 특성과 소리를 탐구합니다.
마치 흑백의 틀에 다채로운 색을 채워 넣는 과정 같죠. 관객들이 특별히 무엇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순간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고전과 현대 음악을 폭넓게 아우른다.
‘레이디 멕베스’로 알려진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 바흐의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 BWV1079과 파사칼리아 c단조 BWV582, 샤콘느 BWV1004를 통해 오르간 음악의 깊고 웅장한 본질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구바이둘리나의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 등 현대 작품을 통해 오르간 특유의 영적이고 신비로운 매력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압칼나는 “20세기 작곡가와 바흐의 음악이 함께 구성되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은 조합”이라며 “모든 음악에서 바흐를 발견하고, 그것이 연주의 근간이 된다.
빛과 어둠, 삶에서의 자기 발견과 투쟁 등 보편적인 메시지가 작품들 속에 깊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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