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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1991년 조국의 독립…오르가니스트 꿈이 생겼죠"

1991년은 냉전이 종식된 해로 인류 역사에 각인됐다.
소련이 해체되고 소련의 압제에서 벗어난 라트비아의 당시 열다섯 살 소녀 이베타 압칼나(49)에게는 꿈이 생겼다.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라트비아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가 됐다.
교회도 다시 문을 열었다.
" 압칼나가 교회 오르간을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였다.
"소련 점령 시절 금단의 열매 같았던 오르간이 나의 꿈이 되고 현실이 됐다.
"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압칼나가 처음으로 내한한다.
그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보유한 수도권 두 개 공연장에서 잇달아 독주회를 한다.
내달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5일에는 부천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압칼나는 어렸을 때부터 '악기의 제왕' 오르간의 존재를 알았다고 했다.
"어머니의 LP 선반에 있던 많은 오르간 음반을 들으며 자랐다.
하지만 이 악기는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


오르간에 '악기의 제왕'이라는 별칭을 붙인 이는 모차르트였다.
모차르트는 오르간의 웅장하고 다양한 음색에 매료돼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원히 모든 악기들의 제왕일 것"이라고 썼다.


소련의 압제 하에서 압칼나는 오르간을 꿈꿀 수 없었다.
"당시 교회에 가는 것이 금지됐다.
신앙 생활을 하면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


독립 이후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압칼나는 새로운 세상이 왔음을 실감했다.
"오르간을 처음 연주한 순간 단 7초 만에 사랑에 빠졌다.
'그래, 이거야. 이게 내 악기야'라고 깨달았다.
마치 물고기가 물속을 헤엄치듯 오르간 속에서 내 몸과 영혼이 온전히 몰입된다고 느꼈다.
"


롯데콘서트홀과 부천아트센터의 오르간은 제작사가 다르다.
롯데콘서트홀에는 오스트리아 오르간 제작사 리거(Rieger)의 오르간이, 부천아트센터에는 캐나다의 오르간 제작사 카사방(Casavant)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압칼나는 각각의 오르간을 음색을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오르간은 유일무이한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며 "같은 곡을 연주해도 그 각각의 공연은 유일하고 특별한 공연이 된다"고 했다.



압칼나는 이번 독주회에서 바흐의 오르간 작품 중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파사칼리아'와 '샤콘느', 또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를 연주한다.
20세기 작곡가 구바이둘리나 특유의 영적 깊이가 돋보이는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도 들려준다.
첫 곡으로는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를 연주할 예정이다.


압칼나는 2007년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필하모닉과 연주하며 데뷔했다.
이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2017년부터 독일 함부르크 엘프 필하모니홀의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2005년 오르가니스트로서는 최초로 '올해의 악기 연주자' 부문에서 에코 클래식 상을 받았으며, 2018년 라트비아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최고의 영예인 라트비아 삼관훈장을 수훈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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