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소위 '피크 코리아(Peak Korea)'의 갈림길에 서 있다.
'피크 코리아'는 지금이 한국의 정점이며 앞으로 쇠퇴할 것이란 뜻이다.
세계적으로는 첨단 산업 및 기후 기술 관련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지난 20여년간 주력 산업에 거의 변화가 없다.
극단적 저출산 현상으로 2040년대 후반이면 평균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로 표출된 극단적 정치·사회적 갈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의 예측할 수 없는 세계 경제 질서는 우리 앞에 닥쳐올 퍼펙트 스톰을 예고한다.
'한국 경제호'는 이러한 복합 위기 앞에서 좌초하고 말 것인가.
'32년 한은(한국은행)맨'이 이 질문에 대한 해법을 신간 '리빌딩 코리아'를 통해 내놨다.
이 책의 저자인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은 한은에 32년 동안 재직하며 조사국·금융안정국·경제통계국· 경제연구원 등 주요 부서를 거친 후 2023년부터 대한상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다수의 학술 논문과 '경제 전망의 실제:직관과 모형의 종합 예술', '21세기 자본을 위한 이단의 경제학'을 낸 경험이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경제호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념 논쟁 속에 리더십 부재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데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첨단 산업 육성, 기후 기술 개발, 에너지 수요 급증 등 엄중한 상황에서 원전과 재생 에너지, 소득 주도 성장, 기본 소득 등과 관련한 이념 논쟁으로 정권마다 정책 기조를 바꾸니 어느 기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도전적으로 투자를 하겠는가"라고 지적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대통령 탄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위기의식이 극대화된 지금이 국가 재도약을 위한 개혁 추진의 기회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같이 말하며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키자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킬 것인가.
가치 중립적이고 민생과 실리에 초점을 둔 실용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혁신과 선도의 '생산성 주도 성장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먼저다.
첨단 산업, 기후 기술 등 신산업의 생산 시스템은 내생적 성장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같은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기술 혁신·규제 완화·시장 선점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찰스 킨들버거의 말처럼 개혁을 통해 쇠퇴기에 이른 경직된 경제 사회 시스템에 역동성과 유연성을 부여한다면 두 번째의 S 곡선, 즉 경제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저자는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된 현재 상황에서는 성장 산업을 타깃으로 하는 신산업 정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교육, 금융, 규제 등 제도를 개선하고 노동·연금·재정 등의 구조 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한다.
새로 생겨나는 분야는 미래 유망 산업이라는 점에서 국민을 설득하기가 낫고 이해관계도 크지 않아 규제 개혁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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