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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자들은 어떻게 동상이 됐나 [동상리포트]

편집자주한 인물의 공적을 기리고 후세에 그 뜻을 전하기 위해 세운다는 동상. 누군가의 생전 모습을 영원히 박제해 기리는 일은 단순한 조형물 제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 대한민국은 누구의 동상을 얼마나 많이 세웠을까. 아시아경제는 1990년부터 이달까지 포털사이트, 지방자치단체 누리집 등에 담긴 실존 인물의 동상 제막식 개최 기록을 분석했다.

동상은 삶을 마감한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거친 뒤 제작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살아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동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살아있는 자들의 동상'이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온라인 포털 사이트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 수록된 동상 제막식 내용을 분석한 결과 생존 중인 인물을 대상으로 총 14개의 동상이 건립됐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합계 12개로 가장 많았다.
가나다순으로 살펴보면 2005년 인천광역시 중구 청소년 문화의 거리에 설치된 김남일 축구선수의 동상이 있다.
쇠락한 번화가를 청소년 문화의 거리로 재정비하고, 청소년들의 우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세우기 위해 인천시 중구는 이 지역 출신 김 선수의 동상을 세웠다.


그다음은 2004년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과 명동 거리에 각각 세워진 배우 배용준·최지우 동상으로, 겨울연가에 출연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본떠 만들어 '연가상' 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원래 명동 거리에 세워지려던 두 사람의 동상은 설치 전 공개된 동상이 배우들과 전혀 닮지 않은데다 조악하다는 비판을 받고 한차례 폐기되기도 했다.
당시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 붐'의 열기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도 김포시의 사우문화체육광장에는 이번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회택 한국OB축구회 회장의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은 2008년 건립됐다.
또 임권택 영화감독의 고향 전라남도 장성군에는 2006년 세워진 임 감독의 동상이 있다.
임 감독은 동상 제막 이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향에 동상이 설립돼 책임감을 느낀다"며 "잘못하면 헐자고 할까 봐 걱정이다.
말썽 없이 잘 살아야 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강원 영월군에는 유오성 배우의 동상이 2개 설립됐는데, 2001년 고향인 영월 홍보대사를 하던 중 세워진 것이다.
이 밖에도 전남 완도군에 세워진 최경주 골프선수 동상과 강원 태백시에 건립된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송혜교·송중기) 동상이 있다.
경기 군포시에는 원래 김연아 피겨스케이팅선수 동상이 있었으나, 하나도 닮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자 동상에서 김 선수 이름을 삭제했다.


다만 살아있는 인물이 정치와 연결될 경우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정치색을 드러내거나 숭배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동상이다.


반 전 총장이 사무총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그의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군에서는 대대적으로 '반기문 마케팅'을 해왔다.
반기문 공원을 조성하고 곳곳에 동상을 세웠으며, 생가까지 기념했다.
마라톤 축제에도 '반기문 마라톤'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역 예산을 수백억씩 들여가며 동상이나 생가, 기념관을 건립하는 게 정당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일부 동상은 철거돼 음성군에서 보관 중이다.



경상북도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건립된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도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단지 내 다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4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보문단지를 시찰한 것을 본뜬 동상이 있다.
내부 정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책상에 앉아 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박지만 EG 회장과 함께 책을 보고 있는 동상도 있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는 "우상화 시설물을 즉각 철거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아시아경제는 1990년부터 포털사이트,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동상'과 '제막'을 포함한 키워드의 보도자료와 시정 소식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1990년부터 올해 이달 4월까지 개최된 동상 제막식의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흉상이나 부조는 제외했으며, 실존 인물을 본떠 건립된 동상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동상을 제외한 평화의 소녀상, 노동자 동상 등은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대학 등 교육기관에 건립된 동상도 제외하고 공원, 기념관 등 공공장소에 건립된 동상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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