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에 따른 경제·금융시장 혼돈을 막기 위해 15개 부처 장관을 긴급 소집한다. 정부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시장은 정상 운영하고 유동성은 당분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또 매일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당분간 유지한다.
또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별 F4 회의를 매일 해서 계속 점검하고 있다”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회의를 하기로 했고, 금융위원장 중심으로 또 민간 금융회사와 관련된 경영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나 한은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동성 불안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오늘 아침 F4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신속히 내렸다”고 부연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소집했다. 주요 부처 장관들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분야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등 장관이 참석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방안 등을 발표하기로 했던 기존 회의는 취소됐다.
이날 금융·외환시장은 정상적으로 열렸다. 정부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 외환시장, 해외 한국 주식물 시장이 점차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국내 은행의 외화 조달도 순조롭게 차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의 예기치 못한 계엄령 선포 이후 주요 정부부처는 분주하게 돌아갔다. 최 부총리는 계엄 선포 한시간여 만인 11시40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F4 회의를 소집했다. 이후 기재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1급 간부회의를 급히 열고 논의에 돌입했다. 기재부는 “경제 컨트롤 타워로서 경제 전반 관리와 점검에 흔들림 없이 만전을 가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매일 1급 이상 간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부처가 밀집한 세종시 상황도 긴급하게 돌아갔다. 전날 11시께부터 정부세종청사 1층 중앙재난안정상황실에는 녹색 민방위복을 입은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재난 상황의 접수, 전파, 상황판단, 위험 상황에 관한 정보수집 등을 총지휘하는 컨트롤타워다. 일부 간부급 공무원들은 급한 소집의 영향으로 사복 차림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고용부는 이날 오전 8시 긴급회의를 개최해 부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과 산업 안전, 취업 지원 등의 부처 중요 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방관서의 경우 대면 업무가 있는 만큼 국민 불편이 없도록 수행에 힘쓰기로 했다. 해수부도 강도형 장관 주재 하에 이날 0시 15분께 정부세종청사에서 1급 간부 회의를 긴급히 개최했다. 해수부는 해운항만의 정상적 운영과 불법어업 대응 등 기존 업무와 국정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농식품부는 계엄 선포 직후 송미령 장관 지시로 상황을 살피며 기존 업무와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