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사 중단 위기에 놓인 정비사업장에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
4일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 △코디네이터 파견 △공사비 검증 시행 △정비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등 정비사업 전 과정에 대한 밀착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된 전례가 있는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현장에 10회 이상 중재회의와 면담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공사가 재개됐다. 이 사업지는 지난달 25일 준공인가를 받았고 지난달 27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던 은평구 대조1구역은 집행부 부재로 공사비 약 1800억원이 시공사에 지급되지 않았다. 시에서 파견한 코디네이터가 집행부 재구성, 공사재개 등 갈등을 중재했고 6월부터 공사가 재개됐다.
이외에도 청담삼익(재건축), 미아3구역(재개발), 안암2구역(재개발) 등의 현장에도 코디네이터를 파견했다. 청담삼익은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공사중지를 예고하며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시는 코디네이터를 파견하고 중재에 노력한 결과 지난 7월 양측이 증액 범위 등에 합의했고 8월에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사 GS건설과 공사비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조합원들이 제때 입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미아3구역(재개발)도 지난 8월 말부터 조합원이 입주를 시작했다. 코디네이터의 중재로 당초 GS건설이 요구했던 증액분(326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110억에 합의하며 갈등을 마무리했다.
안암2구역은 공사대금 등 연체로 시공사 진흥기업의 유치권 행사로 입주가 지연된 사업지 중 하나다. 코디네이터가 투입된 후 공사대금 지급일 등을 중재해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고 8월23일부터 조합원들이 입주를 시작했다.
SH공사가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겪는 정비사업장의 공사비를 검증해주는 제도도 시행중이다. 올해 상반기 행당7구역, 신반포22차에서 공사비 검증을 시행했고, 공사비 검증이 필요한 경우 시공사로부터 관련 서류를 제출받아 SH공사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할 수 있다.
행당7구역은 시공사(대우건설)가 제시한 526억원의 53%인 282억원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합의를 끌어내며 지난 6월 갈등 상황을 마무리했다. 신반포22차(재건축) 역시 당초 시공사(현대엔지니어링)가 제시한 금액인 881억 원 중 75%인 661억원만 증액이 타당한 것으로 검증됐다.
이외에도 지난 3월 시공사 선정·계약에 앞서 독소조항 등을 미리 검토하는 등 조합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도 시행했다. 시에서 마련한 다양한 공공지원 제도를 조합에서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사업 담당 부서들로 구성된 ‘공사비 갈등 TF’를 운영하고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구역의 공사비 증액요구를 모니터링하는 등 갈등에 대비하고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시에서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공사비 갈등 체계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는 상당 부분 갈등이 조기에 해소될 것”이라며 “효율적인 갈등 봉합을 위해서는 조합에서도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조합 실무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갈등 초기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