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계엄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5일 '2024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에 끼칠 영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계엄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지금 판단하기에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연간 성장률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4분기에 0.5% 이상이면 연간 성장률 2.2%를 달성할 수 있다"며 "1~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이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달성은 가능하겠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감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3분기 비IT 품목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다"며 "자동차는 파업, 화학제품은 중국 내 합성수지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 성장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며 "3분기 반도체의 경우 10월 물량지수만 보면 플러스로 반전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부장과의 일문일답. - 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다. 경제성장률에 영향이 있나. ▲어제 비상계엄 선포 해제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다만 계엄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지금 판단하기에는 성급하다. 어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에 집중하면서 데이터가 추가적으로 나오는 대로 말씀드리겠다.
- 잠정치에서 수출, 수입이 늘고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이 하향 조정됐다. 그 이유는. ▲속보치 발표 때는 9월 국제수지 데이터 입수되지 않아 잠정 작업을 하면서 이를 반영한 결과 수출, 수입 모두 상향됐다. 건설투자도 속보 때 반영하지 못한 건설기성액 등을 반영하면서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하향 수정됐다.
- 하반기에 경제성장률 1.6%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어느 정도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하나. ▲기술적으로 4분기에 0.5% 이상이면 연간으로 2.2%를 달성할 수 있다. 달성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체크해봐야 하지만, 1~3분기까지 누적해서 전년 동기 대비로 계산하면 2.3%이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달성은 가능하겠다.
- 지난번 속보치 발표에서 자동차 부문이 회복될 거라고 했다. 양호한 흐름 보이고 있나. ▲반도체는 여전히 통관으로 보면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 석유제품과 비IT 품목은 증가폭이 다소 둔화했다. 지난 3분기 주요 요인이었던 자동차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파업이 있었는데, 10~11월은 자동차 파업이 종료되고 증가율은 부품 업체 파업, 공장 화재 등이 추가로 있으면서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설비투자가 2021년 1분기 이후 많이 올랐다. 향후 파급은. ▲10월, 11월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등을 보면 여전히 계속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반기 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상반기 대비 확대하겠다는 의향이 더 크다. 긍정적으로 봐도 괜찮겠다.
- 수출이 속보치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존 전망보다 나쁜 건가. 3분기 GDP 속보치 발표 때 얘기했던 반도체보다 다른 부분이 우려되는 상황인 건가. 반도체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 보면 나쁘다고 했는데 변화가 있나. ▲3분기 수출에 관해 설명할 때 자동차,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비 IT 품목 수출이 마이너스에 기여를 했다고 설명드렸다. 반도체 관련해서 10월 수출물량지수를 보면 플러스로 반전됐다. 전년 동기 대비 흐름인데, 이것이 계속되느냐 아니냐는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데이터로 보면 10월 반도체 부분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걸로 나타났다.
- 명목 GDP, 명목 GNI가 2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명목 GDP는 감소폭이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크다. 두 지표가 과거보다 악화된 이유는. ▲명목 GDP가 마이너스로 나와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명목 금액은 물량과 가격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명목이 마이너스가 된 건 가격요인이 훨씬 커서다. 실질 GDP는 소폭이지만 플러스고, GDP 디플레이터에 의한 영향이 컸다. 명목 소득이 떨어졌는데 물건값도 많이 떨어졌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중요한 건 실질 GDP다. 명목 내 소득이 10% 늘었다고 해도 물건값이 10% 올랐다면 실질소득은 오르지 않은 것이다. 명목이 감소한 건 가격 요인에 의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 흐름을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