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개사 16조원… 2023년比 25%↑ 출금·재환전 수수료 우대에 각종 할인 직불·체크카드 혜택 강화 실적 89% ↑ ‘공격 마케팅’ 하나·신한 139%·113% ↑ 신용카드 결제액도 12% ↑… 현대 1위 업계 “젊은층 고객 늘려 은행 유입 전략”
올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 실적이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씀씀이’도 커진 셈인데 특히 직불·체크카드 결제가 도드라지게 증가했다.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를 중심으로 해외 직불·체크카드 상품 및 서비스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해외여행 중 환전의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결제에 따른 혜택까지 제공하는 이들 카드를 비교·선택한다면 재테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개인, 해외서 16조 넘게 소비… 체크 88%↑ 세계일보가 8일 여신금융협회에 의뢰해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NH농협카드 제외)를 대상으로 올해 10월까지 누적 기준 개인 고객의 신용·직불·체크카드 해외 결제(현금서비스 포함)를 분석한 결과 총 16조65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12조8751억원) 대비 24.8% 늘어난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직불·체크카드 실적의 급격한 증가다. 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개인 고객 대상 직불·체크카드의 해외 결제는 4조350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조3307억원) 대비 88.68%(3조890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신용카드 실적은 11.7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고객이 해외에서 결제한 전체 카드 실적 대비 직불·체크카드 사용 비중도 올해 10월까지 27.08%를 기록, 전년 동기 18.10%에서 1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대폭 상승했다. ◆‘하나’·‘신한’, 체크카드 매출 약진 업계에서는 이러한 직불·체크카드 해외 실적의 급증은 몇몇 카드사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하나·신한·KB·우리 등 금융지주가 관련 카드 마케팅에 집중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하나카드가 내놓은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모바일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그룹은 58종 통화 대상 100% 환율 우대(무료 환전)에 더해 통화별 환전 한도를 300만원으로 확대하고 외화 무료송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하나카드는 나아가 환전과 결제에 특화된 서비스에 마일리지 혜택까지 연결한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 2종(스카이패스, 프레스티지)도 출시했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는 △세계 30종 통화 무료 환전 △해외 결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 면제 △해외 대중교통 1% 할인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등 특화 프리미엄 서비스를 탑재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사용 후 남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50% 우대해준다. 미국 달러와 유로를 카드와 연계된 신한은행 전용 외화 계좌에 넣어두면 각각 연 2%, 1.5%의 이자도 받을 수 있다. 또 국내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전 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여행객이 선호하는 일본의 3대 편의점 및 미국 스타벅스에서 결제에 따른 각각 5% 할인 등의 혜택도 더했다. KB금융지주도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전 세계 56종 통화에 100% 환율 우대를 제공하고,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 시 발생하는 국제 브랜드·해외서비스 수수료가 없다. 연말까지 사용하고 남은 외화도 100% 환율 우대 혜택을 받는 만큼 부담 없이 환전할 수 있다. 나아가 외화 인출 시 수수료도 면제해준다. 연말까지 공항 라운지 이용 시 1인에게 30% 할인, 1인 구매 시 추가 동반자 1인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e심(eSIM)은 20%까지 할인해준다. 우리카드도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지난 6월 출시했다. 전 세계 13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또 해외 결제, 국제 브랜드 및 해외 ATM 출금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30개 통화를 대상으로 10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재환전 시 50% 수수료 우대도 제공된다. 지난 10월부터는 소액신용한도(하이브리드)와 가족카드 서비스를 추가했다. 소액신용한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점검 시간이나 통장 잔액이 부족해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없을 때도 지정한 월 한도 내에서 신용 일시불 결제를 할 수 있다. 카드사별로 봐도 하나카드는 개인의 해외 직불·체크카드 결제 실적이 10월 누적 기준 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31%나 급증했다. 이는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어 신한카드도 112.76%를 기록해 두 배 넘는 급증세를 보였다. 우리카드(12.57%), KB국민카드(8.95%) 등에서도 실적 증가가 나타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카드사 실적을 늘리겠다는 계산도 있지만,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 젊은 층을 겨냥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은행 고객을 늘리려고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며 “다른 금융상품을 이용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용’에서는 현대, BC 늘어 신용카드 실적만 따지면 우리 국민은 올해 해외에서 현대카드를 가장 많이 썼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 고객은 10월까지 일시불 기준 신용카드로 2조7659억원을 결제했다. 개인 고객 기준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해외 결제 증가율은 전년 대비 35.18%로 7개 카드사 중 BC카드(107.86%) 다음으로 높다. 10월 누적 기준 BC카드의 관련 실적은 지난해 239억에서 올해 497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해외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간편하다 보니 현대카드 발급을 받아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또 프리미엄 카드와 PLCC(특정기업 전용카드)들에 주력하면서 해외 실적이 좋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대한항공과 함께 지난 7월 ‘대한항공카드 Edition2’를 출시했는데 다른 마일리지 카드와 비교해 높은 적립률을 자랑한다.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 시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를 기본 제공하고, 그 외 대한항공·해외·호텔 등 추가 적립 대상 업종에선 1000원당 최대 5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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