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9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개인을 비롯한 국내 자금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증시가 반등하려면 결국 외국인이 나서야 하는데 외국인 복귀 여부를 살피려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대응 측면에선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는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회복을 꿈꾸던 주식시장은 다시금 방향성을 잃게 됐다. 이번주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을 비롯한 국내 자금은 체계적 리스크 부담으로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가 반등하려면 결국 외국인이 나서야 하는데 그리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외국인은 비상 계엄이 해제된 4일부터 주식을 3일 연속 순매도했다. 규모는 벌써 1조원을 상회한다. 김 연구원은 "물론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로 지수 낙폭은 제한됐다. 그러나 외국인이 순매도 기조를 이어간다면 시장 흔들림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증시와 관련해 외국인에게는 경제 펀더멘털의 훼손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라고 짚었다.
경제 펀더멘탈 측면을 살펴보면 아직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움직임은 없다. 이와 관련해 그는 "다만 신용등급은 매우 긴 호흡을 가지고 변화하므로 빠르게 달라지는 시장 분위기를 포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새로운 지표가 필요한 이유"라고 봤다.
이러한 관점에선 매일 변화를 알 수 있는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두 지표는 국가 신용도와 경제 안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부도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보험료이고 후자는 한국 정부가 외화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인 미국채 금리에 추가로 제공하는 금리다.
김 연구원은 "아직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에서 급격한 변화는 없다. 다만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환율이 다시 상승해 해외자금이 이탈 흐름을 보일 수 있기에 지표 방향을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응 측면에선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는 업종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11월 미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채 금리가 낮아져 국고채 금리도 유사한 방향성을 띌 수 있다. 금리 상승 부담은 약해졌다는 뜻"이라며 "그 결과 업종 중에서 정치 리스크와 무관하고 금리 하락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