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중국의 반독점 조사에 떨어지며 기술주가 약세를 나타낸 여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선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주 공개될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0.59포인트(0.54%) 내린 4만4401.9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7.42포인트(0.61%) 하락한 6052.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3.08포인트(0.62%) 내린 1만9736.69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2.55%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반독점법 등 위반 혐의로 엔비디아 조사에 착수하면서 주가가 내렸다. 엔비디아는 멜라녹스 인수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제한적으로 조건을 부과, 승인하도록 한 결정 일부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MD는 5.57%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AMD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다. 인텔은 0.53% 밀렸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1.65%, 아마존은 0.41% 떨어졌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중국의 엔비디아 조사와 같은 소식이 일부 걸림돌이 되겠지만 연말까지 지속될 것 같진 않다"며 "올해 '걱정의 벽'을 올라갈 것이고 지난해 우리가 본 진전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3.3% 상승하며 신고가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6%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발표된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예상보다 견조했으나 Fed의 이달 금리 인하 전망을 후퇴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2만7000건 늘어났다. 이는 두 차례의 허리케인, 보잉 파업 영향으로 고용 증가폭이 급감한 지난 10월(3만6000건)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20만2000건)를 모두 상회했다. 실업률은 4.2%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으나,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85.8%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4.2%다.
와튼 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다른 모든 것은 Fed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돌아가고 있다"며 "12월18일에 금리를 한 번 내리고, 내년에는 2~3회만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쏠리고 있다. 11일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올라 10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루 뒤인 오는 12일 공개되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5% 올라 상승폭이 10월(0.2%·2.4%)보다 확대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bp(1bp=0.01%포인트) 오른 4.2%,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12%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