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며 시장은 '숨 고르기'에 나섰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1포인트(0.35%) 내린 4만4247.8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7.94포인트(0.3%) 하락한 6034.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9.45포인트(0.25%) 밀린 1만9687.24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5.32% 급등했다. 구글이 슈퍼컴퓨터가 10자 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테슬라는 2.87% 올랐다. 종가 기준 주당 400.99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가(2021년 11월4일 409.97달러)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310달러에서 400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를 제시하며 자동차 부문 '최선호주'로 꼽은 결과로 분석된다.
오라클은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내놓은 뒤 6.67%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중국에서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에 2.55% 하락한 뒤 이날도 2.69% 내렸다. AMD는 2.39% 떨어졌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5.57%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좁아지고 있고 투자자들은 (이 흐름이) 단순히 12월 중순의 전통적인 계절적 약세장인지를 지켜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시장이 연말 폭등을 거치며 참여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지난달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올라 10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전망이다. 하루 뒤인 오는 12일 공개되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5% 올라 지난 10월(0.2%, 2.4%)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두고 일부 이익을 줄이면서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며 "주요 상승 추세는 강세장에 힘입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시장은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지난 6일 나온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22만7000건 늘어 예상(20만2000건)보다 견조했으나 금리 인하 전망을 후퇴시킬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실업률은 10월 4.1%에서 11월 4.2%로 올랐다. 11월 CPI가 크게 튀어오르지 않는 이상 Fed가 이달 스몰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85.8%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4.2%다.
다만 이달 스몰컷 후 내년 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67.5% 반영 중이다. Fed가 이달 금리를 내려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보다 3bp(1bp=0.01%포인트) 오른 4.2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14%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