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에 필요한 배관물량 산출 방법 알려줘."(현대엔지니어링 임직원) "배관물량 산출 방법을 재질·용접 타입별로 알려드릴게요."(플랜트·건설 분야 특화 LLM)
현대엔지니어링은 세계 최초로 플랜트·건설 업무에 최적화된 대화형 인공지능(AI) 개발을 완료했다. 정보 검색, 문서 생성 등 실무 지원으로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1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플랜트·건설 분야 특화 거대 언어 모델(LLM)이 지난 10월 열린 자사 기술 콘퍼런스 ‘AI READY’에서 공개됐다. LLM은 대규모 텍스트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하게 언어를 처리·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가 대표적 사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LLM 개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AI 연구개발 스타트업 ‘젠티’와 협력해 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건설 분야 데이터와 지식 정보 제공을 담당하고 젠티가 AI 언어모델 연구개발을 맡았다.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챗GPT의 한계를 인식해 전문성을 지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챗GPT는 보안 문제로 기업 내부 자료를 입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거짓정보 생성, 최신 정보 업데이트·전문 지식 부족, 비용 발생 등의 이유로 업계 실무에 활용하기에 제약이 있다.
이 결과 165억개의 말뭉치 토큰으로 이뤄진 방대한 플랜트 건설 분야 데이터를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전문 엔지니어링 자료와 정제된 사내 데이터를 학습시켜 환각 현상을 줄이고 답변의 신뢰도를 높였다. 완성된 LLM을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은 양사가 공동 개발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정보검색 시간 단축, 문서 자동 생성, 리스크 분석, 기술적 의사결정, 임직원 교육 시스템 구축 등의 기능을 통해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모델을 활용한 추가 서비스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방대한 사내 기술 자료를 질의응답 방식으로 검색, 요약, 번역할 수 있는 챗파일 서비스와 과거 사례와 법률 조항, 표준계약조건(FIDIC) 등을 바탕으로 입찰안내서(ITB) 항목을 비교분석하거나 검토해 주는 서비스 등이다. 프로그램 개발이 완료되면 임직원들은 간단한 질문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정제된 데이터, 문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사적 차원의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전환 및 IT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