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와 릴레이 면담을 이어가며 계엄·탄핵 정국에 따른 시장 불안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 부총리가 12일 오후 무디스·피치·S&P 등 글로벌 신평사 고위급 인사들과 화상으로 만나 한국 정치 상황과 대응방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번 면담에서 "헌법, 시장경제, 위기관리 등 한국의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과거에도 두 차례 탄핵으로 인한 혼란이 있었으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경제협의체에 정부가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는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평상시와 같이 안정적인 투자·경영활동을 해나가는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며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방안, 조선·항공·해운 경쟁력 제고방안, 석유화학산업 지원방안 등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노력도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에 대응하고, 한국의 잠재 성장 동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해외투자자의 신뢰와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신평사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오히려 한국의 제도적 강인함과 회복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S&P의 로베르토 싸이폰-아레발로 국가신용등급 글로벌총괄은 "최근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시스템이 잘 작동했다는 점이 신평사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면서 "사태 직후 이뤄진 기재부,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의 신속한 시장 안정화 조치는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얼마나 강건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무디스의 마리 디론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은 "한국의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은 신용평가에 매우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한국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는데 공감하면서 "한국의 견고한 법치주의가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롱스돈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은 "과거 대통령 탄핵시에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 또한 마찬가지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고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3대 신평사는 2010년대 이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렸고, 이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a2', 'AA'를, 피치는 'AA-'를 부여하고 있으며 등급전망은 모두 '안정적'이다.
시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촉발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정부와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환율과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국내 외환·금융시장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