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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1000개 쓰고, 뉴욕 설명회 열고'…前경제수장들의 탄핵대응법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4-12-14 17:30:0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5시2분께 국회에서 가결됨에 따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분간 경제를 총책임지는 수장역할을 맡게 됐다.
과거 두 번의 탄핵국면 당시 경제부총리가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했던 것처럼, 최 부총리도 시장 안심시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날 탄핵안이 가결된 지 약 8분여 만에 기자단을 통해 최 부총리가 ‘15일 오후에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후 대외관계장관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이어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를 주재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최 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호소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펀더멘탈이 아무리 탄탄해도, 심리가 위축되면 실물경기에 부정적인 여파가 생길 수 있어서다.
만약 신용등급이나 대외신인도에 흠집이 나면 우리 경제에 큰 손해를 끼칠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탄핵 국면 때도 경제부총리는 불안감을 차단하는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
2004년 3월12일 노무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자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는 경제부문을 맡은 대통령처럼 움직였다.
당일에는 성명을 통해 “우리 경제를 내외에 과시할 계기로 만들겠다”, “경제 문제는 제가 책임진다”고 말했다.
경제수장의 강력한 메시지에 폭락하던 주식시장이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신인도 추락 방지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탄핵안이 가결된 저녁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신용평가사, 대형 투자은행 등에 “(탄핵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을 보낸 관계자만 1000여명에 달한다.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는 이틀 만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을 끌어냈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역시 2016년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경제심리 안정에 힘을 쏟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이었지만 바로 다음 날 기자들을 만나 “경제는 심리”라며 “비상 상황이니 경제주체들이 위축되는 걸 막도록 하는 정책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달 15일에는 외국상공회의소 및 외국인투자간담회를 열어 외인투자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직접 해외로 나가기도 했다.
약 한 달이 지난 2017년 1월12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외국인 투자자 150여명을 모아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었다.
엄중한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단상에서 미소를 보이는 등 국내 경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피력했다.
탄핵소추에 따른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정치적 파장은 최소화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영화 인터스텔라 속 유명 대사를 인용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을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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